세계 2위의 이미지센서 업체인 삼성전자가 고성능 신제품을 앞세워 세계 1위 소니 추격에 나섰다. 이미지센서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영상 정보)을 디지털 신호로 바꾸는 반도체다.
삼성전자는 23일 “자동 초점 기능을 업그레이드한 5000만 화소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GN2’를 출시했다”고 발표했다. 이 제품은 더 밝고 선명한 이미지를 쉽게 찍을 수 있는 게 강점이다.
아이소셀 GN2엔 가로·세로 1.4㎛(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m)의 픽셀(화소) 5000만 개가 들어간다. 이전 제품인 ‘GN1’의 픽셀 크기는 가로·세로 1.2㎛다. 크기가 커지면서 빛을 받아들이는 면적도 약 36% 증가했다. 더 밝고 선명한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아이소셀 GN2에 업계 최초로 ‘듀얼 픽셀 프로’ 기술을 적용했다. 기존 제품이 픽셀을 좌우로 나눠 초점을 맞췄던 것과 달리 신제품은 픽셀 중 일부를 대각선으로 분할해 피사체의 높낮이까지 파악한다. 가로 무늬가 많은 피사체와 배경을 찍을 때 ‘자동 초점’ 성능이 향상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어두운 장소에서 1200만 화소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도 아이소셀 GN2의 특징이다. 빛을 많이 받아들이기 위해 4개의 픽셀을 하나로 묶는 ‘테트라 픽셀’ 기술을 활용했다. 아이소셀 GN2는 또 이미지 정보를 빠르게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로 전달, 처리해 전력 소모량을 24% 줄여준다. 장덕현 삼성전자 센서사업팀장(부사장)은 “혁신적 기술을 모두 담았다”고 강조했다.
이미지센서 시장은 커지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TSR에 따르면 2024년 시장 규모는 249억달러(약 27조7000억원)로 올해(204억달러) 대비 22.1% 커질 전망이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고화소 카메라 수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삼성전자는 아이소셀 GN2를 앞세워 ‘소니 따라잡기’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시장점유율 격차는 지난해 25.3%포인트(소니 45.1%, 삼성전자 19.8%)로 2019년(30.4%포인트)보다 5.1%포인트 줄었다. 최근 삼성전자가 이미지센서 라인을 적극 증설하고 있고, 중국 고객사도 늘고 있어 올해는 격차가 10%포인트대로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