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65세 이상 고령층이 맞는 첫 코로나19 백신은 화이자 제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인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상향 조정 여부는 코로나19 확진자 수 추이를 지켜본 뒤 오는 26~27일 결정될 전망이다.
정 총리 “고령층 화이자 백신 먼저 접종”정세균 국무총리는 23일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고령층에 화이자 백신을 먼저 접종하는 것으로 확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65세 이상에 대한 효과성 검증이 덜돼 확인 후 접종하는 것으로 돼 있다”며 “그 사이 3월 말∼4월 초에 화이자 백신이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앞서 질병관리청은 국내 65세 이상 고령층에게는 추가 임상 결과가 나올 때까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지 않기로 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3~4월께 고령층 대상 임상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달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아 정식으로 들어오는 코로나19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유일하다.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서도 화이자 백신이 27일부터 공급되지만, 정부 허가 절차가 생략된 만큼 고령층에게 맞히는 건 부담이 크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26일부터 요양병원·시설, 정신요양·재활시설 등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하되 대상자를 만 65세 미만 입소자와 종사자로 제한했다. 화이자 백신은 전량 코로나19 확진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에 접종한다.
의료계에서는 정 총리의 발언에 대해 “당초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요양시설 등에 거주하는 고위험 고령층을 대상으로 화이자 백신을 접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해석한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백신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게 문제로 지적된다. 거동이 불편한 고령층에 대해선 의료진이 직접 시설을 방문해 접종하는데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도에서 보관해야 하고, 큰 충격을 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정경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화이자 백신은 냉장 상태로 이송해도 된다”며 “백신이 흔들리지 않게 잘 포장해 배송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식약처 코로나19 백신 안전성·효과성 검증자문단은 지난 22일 회의를 열고 화이자 백신을 허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결정했다. 이들은 만 16~17세 청소년도 이 백신을 접종하는 데 안전성과 효과성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식약처는 25일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열고 이튿날 결과를 발표한다. 이후 최종점검위원회를 통해 허가 여부를 확정할 방침이다. 거리두기 단계 조정 26~27일 발표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22일 하루 357명 늘었다. 전날에 이어 이틀째 300명대를 유지했다. 방역당국은 검사 건수가 두 배 정도 많은 월요일 검사 건이 반영되는 23일 확진자는 이보다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주말 검사 건수가 적어 확진자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26일까지 증가 추이를 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정부는 오는 28일까지 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 등의 거리두기 조치를 유지키로 했다. 이후 거리두기 조치는 26일 또는 27일 발표할 계획이다. 당초 강제적인 시설 폐쇄는 최소화하되 개인의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의 새로운 거리두기 조정안을 이번주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추후에 내놓기로 했다.
손 반장은 “지난 22일 생활방역위원회 1차 토론을 시작으로 23일부터 자영업자, 소상공인 관련 단체 및 협회와 기본방역수칙, 단계별 조정에 대한 의견을 듣고 있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