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모델이 뭔가요? 올해는 몇 명 뽑으시는 거죠?”
지난 14일 벤처캐피털(VC) 알토스벤처스가 연 온라인 스타트업 채용설명회. 크리에이트립, 와이즐리, 엘리스 등 최근 ‘핫’한 기업들이 참가한 이날 행사에선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소셜 오디오 앱 ‘클럽하우스’로 연 이 모바일 행사에는 600명이 몰려들었다.
오디오 채팅 앱 클럽하우스 열풍이 새로운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음성으로만 대화 또는 토론을 하다 보니 부담이 적다는 게 가장 큰 장점. 클럽하우스가 만든 신(新)풍속도
이달 초 국내에 막 상륙했을 때 클럽하우스를 이용하는 ‘셀럽’들은 이승건, 김봉진 씨 등 주로 정보기술(IT) 스타트업 업계 인사들이었다. 한 달 새 사회 각 분야 다양한 인사들도 새롭게 참여하기 시작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5일 계정을 등록하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1시간이 넘도록 대화를 이어갔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도 15일 현대카드의 ‘공간 마케팅’ 등 다양한 화제로 방을 개설했다.
기업 마케팅 수단으로도 변신했다. 티웨이항공은 22일 클럽하우스로 랜선 해외여행 ‘방구석 기내방송’을 진행했다. 운항승무원과 객실승무원이 ‘스피커’로 나서 실제 해외로 향하는 국제선 항공편과 똑같이 기내방송을 했다.
중고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에서 클럽하우스 초대권이 거래되기까지 했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인공지능(AI)으로 클럽하우스 초대권 거래 게시물을 지우고 있지만, 워낙 인기가 많다 보니 ‘클럽하우스 invite’, ‘초ㄷㅐ권’ 등으로 우회해서 게시물을 올리는 꼼수 거래까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보안문제 해결해야 지속 가능
모바일 데이터 조사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클럽하우스를 다운받은 사람이 810만 명(16일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클럽하우스를 다운로드한 사람은 19만5000명이다. 앱애니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연결욕구가 커져 소셜 앱 다운로드가 많아진 것이 가장 큰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클럽하우스 열풍이 지속되기 위해선 보안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스탠퍼드대 인터넷관측소(SIO)는 클럽하우스 음성 데이터 관리를 중국 업체 아고라가 맡고 있고, 중국 사이버보안법에 따라 이 데이터가 중국 정부에 의해 유출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클럽하우스는 녹음이 불가해 사생활을 지킬 수 있어서 인기를 끌었다”며 “보안 이슈가 해결되지 않으면 인기는 계속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클럽하우스는 아이폰 운영체제 iOS에서만 이용이 가능하다. 업계에 따르면 클럽하우스 창업자 폴 데이비슨이 이달 중순 자신이 개설한 대화방에서 “안드로이드 팀을 구성하고, 개발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두 달 내로 안드로이드 버전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민기/김남영 기자 k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