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년전 하노이회담 당시 김정은에 '에어포스원 탑승' 권유

입력 2021-02-22 09:51
수정 2021-03-24 00:02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2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귀국하라고 제안했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21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팀 슈렉터 감독이 연출한 3부작 '세계를 무대로 한 트럼프' 마지막화에서는 2019년 2월27일부터 2일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와 김정은이 나눴던 대화가 공개됐다.

당시 북핵 협상이 결렬되면서 트럼프와 김정은 간의 관계가 소원해졌다고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협상결렬 직후에도 두 사람 사이의 관계에는 문제가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정부 국가안전보장회의 아시아 최고 전문가였던 매슈 포팅거는 "협상을 마치고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에어포스 원을 타고 집에 가라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당시 김정은은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기차를 타고 중국을 경유해 약 3일에 걸쳐 하노이에 도착했었다.

포팅거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협상 결렬 후 김정은 위원장에게 "원하면 2시간 안에 집에 데려다 줄 수 있다"고 제안했지만 김정은은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특별하게 생각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불화 끝에 직에서 물러났던 존 볼턴 전 NSC보좌관이 BBC에 "트럼프는 새로운 베스트 프랜드가 생겼다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아울러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싱가포르 정상회담 당시 갑작스레 한미 연합 훈련 취소를 제안했다며 "우리로선 얻을 게 없는 양보였다"라고 지적했다.

또 "트럼프는 갑작스레 '전쟁놀이(war games)를 취소하겠다. 필요 없고 비싸다. 이게(훈련 취소가) 당신을 행복하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며 "나는 믿을 수가 없었다"라고 BBC에 회상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아울러 "당시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과 존 켈리 비서실장, 자신이 배석했었다"며 "우리와는 아무런 상의도 하지 않았다. 단지 트럼프 자신의 마음이었다"라고 설명했다.

BBC는 이런 인터뷰 내용을 담은 TV 시리즈 3회 방영분을 오는 24일과 25일에 내보낼 예정이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