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유튜버 유정호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가운데 퇴원 후 사과 영상을 게재했다.
유정호는 22일 자신의 유튜브에서 "눈을 뜨고 보니 응급실이었고 퇴원을 말리는걸 각서를 쓰고 퇴원하겠다고 말씀드리고 이렇게 영상을 올린다"고 말했다.
그는 "10대 때부터 아버지가 암투병으로 많이 아팠고 생계비 때문에 제가 가장이 돼서 전단지 배달, 목욕탕 청소 등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해왔다"며 "생계비 말고 나눌 수 있는 게 있으면 나누고 이웃을 돕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또 유정호는 "정말 아주 추웠던 어느 날, 난방도 되지 않는 추운 골방에서 아버지가 배고프고 아프다고 말씀하셨는데 며칠 일자리가 없었다"며 "결국 병원에 모시지도, 제대로 된 식사도 한 번 대접해드리지 못하고 눈 앞에서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걸 볼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자신의 유년 시절 불우했던 기억처럼 똑같은 아픔을 겪을 이웃들이 세상에서 없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웃을 도와왔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를 악용해 금전을 갈취하는 이들도 있었다고 유정호는 주장했다.
유정호는 "어느 날 한 엄마가 아이가 아프다고 해서 도와줬더니 자식을 팔아 사기를 친 거였다"며 "어떤 아버지란 사람은 아이를 시켜 나에게 돈을 뜯으라고 했다. 수백킬로를 달려 도와줬더니 이용하는 거였다"고 밝혔다.
결국 유정호는 여러 차례 반복되는 악용 사례에 공황장애를 앓게 됐다고 고백했다.
유정호는 "사실 웃으며 건강히 돌아오겠다던 날에 좋지 않은 선택을 하려 했고 아내가 발견하게 돼 입원을 하게 됐다"며 "10년간 많은 사람들을 도우면서 달려오다가 어느새 마치 고장 난 자동차처럼 제 몸도 마음도 도로 한복판에 멈춰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제 아이와 아내를 위해서만 살아보려고 열심히 화장품을 만들었다. 그것마저 사이트를 테러하고 다른 사람들이 주문 못하게 막았다. 더이상 정말로 버틸 수 없게 됐다"고 호소했다.
앞서 유정호는 이날 오전 자신의 SNS에 "사랑했다. 고마워 내 친구들. 나 정말 너희들 친구로 생각했어. 10년간 도우면서 참 나는 끝까지 안 챙겼네. 미안해. 그래도 내 친구 해줘서 고마워"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나 친구 없잖아. 유명할 땐 다 도움 구하더니 내가 퇴물 되니 이젠 내가 도움 못 받네"라고 토로했다. 유정호는 "10년간 나 좋아해줘서 고맙다"면서 "힘이 없다 이제"라고 속내를 드러냈다.
또 "10년간 같이 이웃 도와줘서 고마워. 꼭 나 없어도 일거리 줘요. 분유값 해야 한다. 친구들아 사랑했어. 나랑 친구해줘서 고마웠어"라고 덧붙였다.
이후 유정호 아내는 "구급대원 분들과 경찰관 분들의 도움으로 발견해 응급실에 있다"며 "저도 잘 살펴야 했었는데 죄송하다. 더 이상의 신고는 자제 부탁드리겠다"고 상황을 전했다.
1993년 생인 유정호는 구독자 100만 명에 달하는 인기 유튜버다. 그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기부, 학폭 피해자 돕기 등 콘텐츠를 통해 활동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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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