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박영선·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가 21일 당심을 놓고 격돌했다. 이날 오후 성수동 레이어57 스튜디오에서 열린 '민주당 4·7재보선 서울시장 후보자 선출 경선대회'에서다.
박영선 후보는 '21분 콤팩트 도시'를 통해 서울시를 글로벌 경제수도로 발전시키겠다고 자신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시절 만든 '쥐어짜는 백신 주사기'를 성과로 선전하며 공약을 실현할 행정력을 부각했다.
우상호 후보는 민주당의 정통성을 가진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며 공공임대주택 공급 등 '서민'에 초점을 맞춘 공약을 내걸었다. 추격자의 입장인 그는 박영선 후보의 공약을 국민의힘 예비후보 중 한 명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세빛둥둥섬'에 비교하는 등 각을 세웠다.
발표는 박영선 후보가 먼저 했다. 박영선 후보는 "서울을 '21분 도시'로 만들어 도시집중 현상을 해소하고 강남·강북 격차를 줄이겠다. 집값, 상가 임대료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며 "구독경제를 통해 소상공인 매출도 보장할 수 있다. 어르신과 장애인은 원스톱 헬스케어 돌봄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부동산 문제 해결 방안으로는 "평당 1000만원 반값 아파트 토지 임대부 주택 분양 방식으로 무주택자에게 우선 분양하겠다"라고 했다.
박영선 후보는 중기부 장관 시절 만들어진 '쥐어짜는 백신 주사기' 성과 홍보에도 주력했다. 중소기업 대표를 설득하고 대기업의 협력을 받아 '바이든이 찾는 주사기', '일본에서 7500만개 주문이 들어온 주사기'를 만든 행정력을 부각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박영선 후보는 중기부 장관 시절 했던 정책을 "K-행정력"이라고 자평하며 "21분 도시 서울에 21개의 그린다핵도시를 만들고, 인구 50만 규모의 경제 규모를 가진 그린다핵도시의 특성을 살려 약진하면 G7(주요7개국) 디지털 경제수도, 글로벌 서울이 될 거다. 세계표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우상호 후보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민주당의 정통성을 강조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의 꽃을 피우고 평화통일을 꿈꿨고 네 번의 죽을 고비가 있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며 "평생 빨갱이라는 낙인을 안고 살았다"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선 "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을 외쳤다"며 "기득권층의 온갖 조롱을 당하며 세상을 떠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온갖 탄압과 존엄 속 포기하지 않는 꿈이 민주당의 가치이자 꿈"이라며 자신의 민주화운동 시절과 민주당에서 걸어온 길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김대중처럼, 노무현처럼 당당하게 민주당답게 싸우면 이길 수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자"고 호소했다.
부동산 공약으로는 '공공주택 16만호 공급'으로 박영선 후보와 차별화를 뒀다. 박영선 후보의 '수직정원도시'를 겨냥해선 "오세훈 전 시장의 '세빛둥둥섬'이 떠올랐다"며 "민주당답지 않은 공약"이라고 비판했다.
이낙연 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역사의 전진을 위해, 서울시의 흔들림 없는 발전을 위해 민주당이 승리해야 된다는 것을 믿는다. 민주당의 승리를 믿는다"며 "저는 서울시민을 믿는다"고 호소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