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관리 영역에서 과반수의 사람이 인간보다 인공지능(AI)을 더 신뢰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AI 기술이 고도로 진화하면서 소비자와 기업 경영자들의 인식도 변화하는 추세다. 오라클은 세계 14개국 9000명 이상의 소비자와 기업 경영진을 대상으로 한 금융 분야 AI 활용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사람들의 재정 관련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AI가 금융자산 관리 주체로 떠오를 수 있게 됐다고 오라클 측은 설명했다.
소비자와 기업 경영진의 67%는 “재무관리 영역에서 인간보다 AI를 신뢰한다”고 답했다. 기업 경영진의 73%는 스스로의 판단보다 AI를 신뢰하며, 77%는 자체 재무팀보다도 AI를 믿는다고 밝혔다. 소비자는 53%가 스스로의 판단보다 AI의 판단이 옳다고 생각하며, 63%는 개인 자산 상담사보다 더 정확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금융 분야 AI 활용도에서 기업 경영진은 거래 사기 탐지(34%), 송장 작성(25%), 손익 분석 수행(23%) 순으로 AI가 기여할 것이라고 봤다. 소비자 역시 거래 사기 탐지(33%), 지출 관리(22%) 등에 AI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AI가 이른 시일 내 기존 전문가들을 대체할 것이라는 인식도 강했다. 기업 경영진의 56%는 5년 내 기업의 재무 전문가를 AI가 대체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고객 커뮤니케이션이나 할인 협상 등에선 재무 전문가들의 역할이 건재할 수 있지만 재무 관련 승인, 예산 수립 및 예측 분야에서 AI의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르겐 린드너 오라클 클라우드 비즈니스사업부 수석부사장은 “코로나19 사태가 가정과 기업 조직의 디지털화를 가속화했다”며 “AI가 금융 분야의 ‘뉴노멀’로 자리 잡으면서 기업 및 재무 전문가의 역할이 재정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시은 한국경제신문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