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한 학폭, 영구 퇴출 가혹"…대한체육회에 與 '질타'

입력 2021-02-19 09:43
수정 2021-02-19 10:01

대한체육회가 최근 연이어 불거진 체육계 학교폭력 문제와 관련해 "청소년기에 무심코 저지른 행동으로 평생 체육계 진입을 막는 것은 가혹하다"는 의견을 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19일 공개한 '체육선수 학폭 등 가혹행위 관련 문체부의 추진 방향' 답변서에 따르면 체육회는 "형사처벌을 받은 범죄자에 대해서도 사회진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적절한 징벌 및 규제, 재범방지 교육, 사회봉사 명령 등을 통해 반성하고 교화해 사회에 재진입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용기 의원 측은 체육회가 청소년 학폭 및 가혹행위는 근절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전제했으나, 대책 초점을 가해자 지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체육회는 가혹 행위가 계속되는 원인에 대해서는 "학생 선수들이 자기 성찰이 부족한 청소년기에 성적에 대한 부담감 등이 가장 가까이에 있는 동료선수에게 가혹행위라는 방법으로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전수조사 실시 계획에 대한 질문에는 "지난 2020년 8월 스포츠윤리센터가 발족되면서 대한체육회 스포츠비리 조사·상담·교육 기구인 클린스포츠센터 업무가 모두 이관됐다"며 "양 기관이 중복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므로 스포츠윤리센터와 결과를 공유하기로 했다"고 답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인 대한체육회는 아마추어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 단체를 총괄·지도하는 곳이다.

전용기 의원은 "숱한 체육계 폭력에도 대한체육회의 안일한 인식은 여전하고 개선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 가해자에 대한 응당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 법과 제도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를 헤아리지 못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가해자의 권리 보호는 가해자가 제때 제대로 된 처벌을 받는 것을 전제로 했을 때 가능한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양향자 민주당 최고위원도 "범죄를 막을 생각은 없고 가해자 복귀 대책에만 몰두하느냐"며 체육회를 비판했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피해 학생이 여러분의 자녀였다고 하더라도 이런 식의 답변을 할 것이냐. 학교 폭력은 엄연한 범죄"라면서 "대한체육회는 가해자를 위한 체육회인가. 대한체육회장께서 이 문제에 대한 답을 내놓길 바란다"고 했다.

최근 체육계는 여자배구 이재영, 이다영(흥국생명) 선수와 남자배구 송명근, 심경섭(OK금융그룹)의 학폭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