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부터 카페나 식당 출입 때 쓰는 수기명부에 휴대전화번호를 쓰지 않아도 된다. 대신 개인정보 유출 걱정이 없는 '개인안심번호'를 쓴다.
18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다중이용시설 방문 시 사용할 수 있는 개인안심번호를 도입해 19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다중이용시설 방문 시 수기명부에 휴대전화번호를 쓰다보니 이 정보가 외부로 유출돼 스팸 문자, 광고 전화 등 사적 목적으로 악용되는 사례가 나왔다. 반면 개인안심번호를 쓰면 전화번호 유출 및 오·남용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개인안심번호는 휴대전화번호를 무작위로 변환한 문자열이다. 숫자 4자리와 한글 2자리, 총 6자로 구성된다. '12가34나' 같은 번호다. 이 안심번호만으로는 휴대전화번호를 알 수 없어 문자·전화 등이 불가능하다. 시설 출입자가 확진자로 판명되면 방역당국은 안심번호를 전화번호로 변환해 역학조사를 실시한다. 개인정보위는 전화번호 허위 기재도 줄일 수 있어 역학조사도 보다 정확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개인안심번호는 네이버·카카오·토스 등의 QR체크인 화면을 열면 QR코드 아래에 표출된다. QR코드 기반 전자출입명부가 비치된 시설에선 QR코드를 쓰고, 그렇지 않은 곳에서는 전화번호 대신 안심번호를 쓰면 된다. 개인번호는 고유번호여서 네이버, 카카오 등 발급기관에 따라 다르지 않다. 처음 개인안심번호를 확인한 뒤 암기하거나 따로 기록해두면 매번 QR체크인 화면을 열 필요가 없다.
개인정보위는 개인안심번호 개발이 시빅해커(디지털 기술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민들) 그룹인 '코드포코리아'의 제안에서 시작됐다고 소개했다. 코드포코리아는 작년 3월 '마스크 대란' 때 정부의 공적마스크 정보 공개와 마스크 정보앱 개발 등을 이끌어냈던 곳이다.
윤종인 개인정보보호위원장은 “이번 조치로 개인정보 유출 및 오·남용에 대한 국민들의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개인안심번호에 기반해 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역학조사가 이뤄질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