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부품사 '자율주행·전기車' 탄다

입력 2021-02-17 17:20
수정 2021-02-18 02:01
스마트폰 부품업체들이 자동차용 전장 카메라 제품으로 사업의 무게추를 옮기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정체가 이어지는 데 비해 자율주행차·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기존에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을 생산하던 업체를 중심으로 빠르게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스마트폰 모듈 생산업체인 자화전자는 지난해 현대자동차와 전기차 플랫폼(E-GMP)에 들어가는 PTC히터 공급 계약을 맺었다. 향후 7년간 210만 대 규모의 공급 계약이다. 올해 출시되는 제네시스 브랜드 전기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PTC히터는 전기차에 쓰이는 전기가열식 보조히터다. 내연기관 자동차는 엔진 냉각수의 폐열을 이용해 난방원으로 사용하지만, 전기차는 냉각수가 없어 별도의 히터가 필요하다.

자화전자는 액추에이터, 손떨림방지장치 등 스마트폰용 부품이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해왔다. 하지만 PTC히터 매출이 늘면서 관련 비중이 커지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이 회사의 PTC히터 관련 매출 비중은 올해 4.3%에서 2023년 13.3%까지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용 카메라 렌즈를 생산하는 세코닉스는 지난해 차량용 카메라 모듈·렌즈 비중이 스마트폰 렌즈를 넘어섰다. 코로나19 여파로 전방산업인 스마트폰 시장이 냉각되면서 모바일용 카메라 렌즈가 타격을 받은 영향이다. 지난해 세코닉스의 매출(작년 3분기 누적 기준)은 272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6%가량 줄었다. 이에 내부적으로 성장성이 높은 차량용 카메라 부품 개발에 방점을 두고 완성차 업체에 납품 비중을 늘리기 위해 준비 중이다. 세코닉스 관계자는 “차량용 카메라가 기존 전후방 카메라 중심의 ‘뷰잉’에서 차선 감지, 거리 탐지 등 ‘센싱’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며 “센싱 기능을 갖춘 고성능 카메라 개발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자동차용 카메라 모듈 분야 점유율 1위 업체인 엠씨넥스도 자율주행용 카메라 모듈로 제품을 다변화하고 있다. 이미 현대차 제네시스용으로 전장 카메라를 대량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의 1차 벤더(협력사)로 선정돼 전장 시장에서 입지가 더 공고해진 상태다. 엠씨넥스 관계자는 “올해 열린 ‘CES 2021’에서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에 적용하는 카메라 센싱 기술을 선보였다”며 “자율주행할 수 있는 카메라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업체 파트론도 ‘전장업체’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모비스에 전장 모듈을 공급하기로 하면서 관련 매출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북미 완성차 업체와도 2023년 출하를 목표로 전장용 카메라 모듈 개발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