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ESG는 기업의 백신…사업평가에 도입"

입력 2021-02-17 14:36
수정 2021-02-17 17:52

“ESG는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비한 기업의 백신과 같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사진)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속도를 한층 더 높인다. 신한금융그룹은 17일 조 회장과 그룹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한 가운데 ‘ESG 추진위원회’ 첫 회의를 열었다.

기존에 신한금융은 세 단계의 ESG 조직을 갖고 있다. ESG 컨트롤 타워인 이사회 내 ‘ESG 전략위원회’와 계열사 전략·지속가능 부문 최고책임자(CSSO)들이 모인 ‘그룹 ESG CSSO 협의회’, 계열사 ESG 담당 실무자들이 모인 ‘ESG 실무협의회’가 그것이다.

ESG 추진위가 구성돼 그룹 내 ESG 조직은 네 단계가 됐다. 조 회장을 비롯한 계열사 CEO들이 ESG 추진위에 참여한다. ESG 전략위와 CSSO협의회 사이에서 계열사의 ESG경영 성과를 관리하고 추진 속도를 높이는 역할을 맡는다. 신한금융은 ESG 추진위 등 ESG 조직 명칭을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식으로 확정할 예정이다.

조 회장은 “ESG를 내재화하고, ESG와 연계된 사업모델을 발굴하는 신한금융만의 ESG 3.0 단계를 추진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사회공헌(CSR) 차원의 사회적 책임을 수립하는 단계가 ESG 1.0이라면 공유가치창출(CSV)를 도입하고 ESG 경영을 선언하는 현 단계는 ESG 2.0이다. 이를 넘어 ESG 요소를 경영에 통합하는 수준으로 진입하겠다는 의미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11월 국내 금융그룹 가운데 처음으로 ‘탄소 중립’을 선언했다. 자금을 융통해 준 모든 기업과 사업 프로젝트로부터 배출된 탄소와 저감한 탄소의 합을 2050년까지 ‘제로(0)’로 맞추겠다는 '제로 카본 드라이브'를 동아시아 금융그룹 최초로 선언하기도 했다. 우선 과제로 2030년까지 금융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38.6%를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위원회는 이날 중간목표 달성을 위해 포트폴리오의 탄소배출량과 탄소집약도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을 벌이기도 했다.

신한금융그룹 ESG위원회는 각 계열사가 추진하는 ESG 사업의 성과를 정량적으로 측정·평가하는 ESG 성과관리체계를 구축하는 역할도 맡는다. 사업의 전 영역을 ESG 기준으로 평가하겠다는 의미다. 이런 시도는 국내 금융사로서는 처음이 될 전망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매 분기 ESG 성과를 공시해 이해관계자들에게 상세히 알리겠다”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