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의 패션이 화제가 되면서 이른바 '곱창밴드'로 불리는 '헤어 스크런치'(혹은 헤어 슈슈)가 재조명받고 있다. 레트로(복고) 패션 아이템으로 손꼽히는 곱창밴드가 바이든 여사의 소탈함을 강조한 결과다. 곱창밴드로 머리 질끈 묶은 바이든 여사
계기는 바이든 여사가 지난 12일(현지시간)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올린 한장의 사진이었다. 밸런타인데이를 이틀 앞두고 미 워싱턴DC의 마카롱 가게를 찾아 남편에게 줄 선물을 사는 바이든 여사는 하늘색 곱창밴드로 머리를 질끈 묶고 있었다.
곱창밴드와 함께 검정색 마스크를 착용하고 쇼핑백을 직접 든 바이든 여사의 모습에 국민에게 친근함을 불러 일으켰다는 후문이다.
이는 항상 긴 머리를 완벽하게 세팅하고 고가의 명품을 걸쳤던 직전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와 상반된 모습이란 평가가 나왔다.
모델 출신인 멜라니아 여사는 주요 행사뿐 아니라 대부분의 사진에서 명품을 걸쳐 런웨이를 방불케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7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당시 5만1500달러(약 5700만원) 짜리 돌체앤가바나 재킷이 대표적이었다. 김희선 머리끈?…레트로 패션 열풍 타고 제니·모모·아이유도
곱창밴드는 중장년층에게도 낯설지 않은 패션 아이템이다. 1990년대 한 드라마에서 배우 김희선이 착용해 전국에 열풍이 일었기 때문이다. 고무줄을 다양한 재질의 천으로 감싸 구불거리는 주름이 잡혀 곱창과 닮았다는 뜻에서 곱창밴드란 이름이 붙은 것으로 풀이된다.
옛날과 디자인에 다소 차이는 있지만 곱창밴드는 10대 소비자들에게도 일상 속 패션 아이템이 됐다. 레트로 열풍을 타고 최근 몇 년간 헤어슈슈와 헤어스크런치란 이름으로 일반화됐기 때문이다.
패션 유행을 이끄는 K팝 아이돌과 배우 등이 자주 착용하는 아이템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블랙핑크'의 제니, '트와이스'의 모모, 가수 아이유 등이 착용한 사진을 SNS 계정에 올려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이 같은 레트로 헤어 액세서리 유행을 명품업계도 놓치지 않았다. 앞서 곱창밴드는 2018 발렌시아가 리조트 컬렉션 광고에 등장하며 '패션 피플'의 눈길을 끌었다. 베르사체는 2020 봄·여름(SS)시즌 정글 무늬의 크레이프 스크런치를 선보이기도 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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