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확진자 다시 600명대…총리는 '국민 탓'

입력 2021-02-17 10:36
수정 2021-02-17 10:38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결정을 내린 후 사흘 만에 국내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다시 크게 늘어났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17일 0시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21명 늘어 누적 8만4946명이라고 밝혔다. 전날(457명)보다 164명이나 더 많다.

지난 1월10일(657명) 이후 39일 만에 다시 600명대로 올라선 것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살얼음판을 걷는 방역상황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는 해이해진 방역 의식"이라고 비판했다.

정 총리는 "거리두기 단계가 완화된 지 오늘로 사흘째"라면서 "새벽 5시부터 문을 연 클럽에서는 마스크 쓰기와 춤추기 금지 등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있고, 영업시간 제한으로 밤 10시에 술집이 문을 닫으면 숙박업소로 옮겨 술자리 이어가는 사람들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거리두기 단계를 낮춘 건 방역을 느슨하게 하겠다는 의도가 아니다. 방역은 더 철저하게 하면서 자영업자, 소상공인이 생계를 유지하도록 고심 끝에 마련한 대안"이라며 "3차 유행을 확실히 제압하고 안정된 상황에서 백신 접종과 새 학기를 시작하려면, 국민 여러분께서 '참여방역'으로 함께해주셔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세균 총리는 "방역수칙의 빈틈을 찾아내 악용할 게 아니라, 틈새를 같이 메워 방역의 둑을 더욱더 단단하게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앞서 "우리 국민의 방역 협조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정부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국민만 비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달 3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길고 긴 코로나 재난을 종식시킬 수 있는 게임체인저는 백신 접종"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K방역 자화자찬에 도취한 나머지 백신 조기 확보에 실패했다. 우리 국민들은 올해도 코로나와 사투를 벌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 방역의식 해이보다는 정부의 백신 확보 부족 탓이 더 크다는 얘기로 해석될 수 있다.


최근 한 주간(11∼17일) 신규 확진자는 일별로 504명→403명→362명→326명→343명→457명→621명을 기록했다. 300명대가 3번, 400명대가 2번, 500명대가 1번, 600명대가 1번이다.

이날 신규 확진자의 감염경로를 보면 지역발생이 590명, 해외유입이 31명이다. 지역발생 확진자 역시 지난달 10일(623명) 이후 최다를 기록하며 600명에 육박했다. 지역별로는 서울(247명) 경기(경기 147명) 인천(21명) 등 수도권 확진자가 415명에 달했다.

비수도권은 충남 74명, 부산 18명, 전남 15명, 경북 14명, 대구 12명, 울산 9명, 대전·경남 각 7명, 충북·전북 각 6명, 강원 3명, 광주·세종 각 2명이다. 비수도권 확진자는 총 175명으로 지난달 29일(189명) 이후 가장 많다.

주요 감염 사례를 보면 충남 아산 귀뚜라미보일러 제조공장을 고리로 한 집단발병 규모가 연일 커지고 있다. 지난 13일 첫 확진자가 나온 지 불과 사흘 만에 최소 100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설 연휴 집단감염도 잇따랐다. 부산에서는 지난 11∼12일 가족모임 이후 확진된 일가족 6명 중 1명의 직장으로까지 감염 전파가 이어졌고, 경북 봉화에 모였던 가족 4명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