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1조'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창사 1년 만에 쓴 '유니콘 신화'

입력 2021-02-16 17:08
수정 2021-02-17 11:46
“국내 혁신 기업에 대한 산업은행의 최대 규모 스케일업 투자이며, 국내 자본을 통한 혁신 산업 육성에 나섰다는 의미가 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지난 1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 1000억원을 투자하며 이같이 밝혔다. 산은이 판단한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기업가치는 1조원.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카카오 사내 독립기업에서 별도 자회사로 분사한 지 1년 만에 거둔 성과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 솔루션을 기업에 제공하고 있다. 출범 후 최근까지 기업 파트너들과 16건의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짧은 업력에도 굵직한 고객사가 카카오에 손을 내밀었다.

지난해 6월 한국은행은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전략적 MOU를 맺었다. 한은 창립 70주년 만에 처음으로 민간 기업과 협업하는 사례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기계번역기술을 활용한 문서 번역, STT(speech to text) 기술을 활용한 회의록 작성, AI 큐레이터 등을 개발한다. 중장기적으로는 금융 관련 정책 분야에 필요한 AI 기술 협력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 7일에는 특허청과 기술 이전 업무 협약을 맺었다. 특허청은 지난해 1월부터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제공하는 AI 다국어 번역 처리 기술인 ‘카카오i’ 번역 엔진을 해외 특허 문헌 분석 및 번역 업무에 활용해 왔다.

추가로 특허청은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기술을 더해 정확한 키워드 매칭이 되지 않더라도 문헌 내 핵심 키워드 정보, 문헌 간 유사도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툴을 개발하기로 했다. 특허청은 한국어뿐 아니라 외국어 비교 분석도 가능해 해외 특허 문헌 비교 작업이 용이할 것으로 봤다.

KBS와는 재난방송에서 자동으로 스크립트를 읽어주는 ‘AI 아나운서’ 등 새로운 방송 시스템 구현을 추진하고 있다. 자연어 처리 기술로 더 정교한 스크립트를 구성하고 실제 아나운서의 목소리를 빠르게 합성해 재난에 정확하고 즉각적인 대처가 가능하게 했다.

시각 엔진 기술을 활용해 KBS 영상 콘텐츠의 편집, 검색, 관리 시스템 혁신도 지원한다. 드라마, 예능 등 다양한 영상에서 인물, 주제, 키워드 등의 중요 데이터를 자동으로 추출해 분류한다. 방대한 데이터와 세계적 수준의 AI 운용 기술이 강점으로 꼽힌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