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잡앤조이=이도희 기자] 중고나라에 지난해 하반기 ‘평화연구소’라는 태스크포스(TF) 팀이 설립됐다. 평화연구소는 각 부서의 책임자들이 ‘사기 방지’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모여 방안을 마련하는 곳이다.
중고나라가 최근 강조하고 있는 게 ‘안전’이다. 이를 위해 회사는 지난해 사기 모니터링 담당자도 30여명 뽑았다. 중고나라 전체 직원 90명의 약 3분의 1에 달하는 규모다.
평화연구소를 총괄하고 있는 이혜련(32) 팀장은 사내에서 ‘사기 근절자’로 유명하다. 지난해 3월, 그가 사업운영팀을 맡은 뒤, 2020년 4분기 중고나라 사기 피해 접수 건수가 전 분기 대비 절반 이상 줄었기 때문이다.
이 팀장은 2019년 3월 중고나라 CS팀 구축담당자로 입사했다. 고객센터를 관리하는 일이다. 입사 후, 그는 각 부서에 흩어져 있던 CS팀을 하나로 통합하는 일을 성공적으로 해냈고 1년 뒤, 중고나라의 ‘사기 제로’를 책임지는 사업운영팀까지 맡게 됐다.
중고나라는?중고나라는 2003년 12월 네이버 카페로 시작했다. 이승우 중고나라 대표는 2014년 ㈜큐딜리온(현 중고나라) 본격 법인을 설립해 중고나라를 현재의 플랫폼 기업 형태로 만들었다. 중고나라 카페 회원수는 1800만명으로 하루 42만건, 연간 약 1억5천만 건의 물품이 게재되고 있다. 중고나라는 현재까지 누적 24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고 2019년 11월에는 상위 24개 벤처 캐피털이 뽑은 ‘차세대 유니콘 기업’으로 선정됐다.
그간의 커리어가 궁금하다
“대학에서 관광서비스를 전공해 인턴으로 여행사와 호텔 등에서 고객 응대 업무를 했다. 그뒤에는 의류브랜드 CS 팀에서 고객 클레임 관리를 담당했다. 고객과 회사 간의 합의점을 찾아서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이다. 그러다 온라인 사업 시장이 크게 성장하는 것을 보고 온라인 CS로 업무역량을 키워보고 싶었다. 그때 마침 중고나라 입사공고가 떴다. 하지만 온라인 CS 경력이 없었기에 이전 직장에서 직접 CS시스템을 개편해 만든 가이드북을 면접 때 들고 갔다, ‘이런 부분을 이렇게 개선했다’고 실제로 보여드렸고 좋은 평가를 받았다.”
중고거래 플랫폼에서의 사업운영은 어떤 일을 말하나
“CS관리에 더해 온라인 카페와 앱 회원 운영관리를 맡고 있다. 사기피해를 감소시키고 회원들이 서비스를 더 편하게 이용하도록 기능이나 운영을 개선하는 일이다. 현재 중고나라가 주력하고 있는 게 ‘사기 및 거래제한 품목 모니터링’이다. 2020년부터 플랫폼 내 거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사내 최대 규모의 내부 투자를 진행했다. 거래 모니터링 전담 부서인 ‘중고나라 클린센터’를 조직하고 거래 모니터링 요원 규모를 전년대비 3배 이상 확대했는데 이들에게 제공하는 가이드를 운영팀이 직접 제작한다. 이밖에 일반 회원에게 개선된 환경을 제공하는 서비스 개편업무도 맡고 있다. 메뉴 생성, 기능 추가 등 회원들의 요구를 취합해 서비스 기능을 개선한다.”
하루업무로 설명한다면
“오전 9시 30분에 출근한다. 운영팀은 회사의 모든 서비스 개선을 맡고 있기 때문에 CS 외에도 광고운영 등 타부서의 업무 진행상황을 모두 알아야 한다. 오전에 메일로 이를 확인한다. 오후에는 CS와 운영파트 팀원 업무를 파악하거나 타부서 팀장들과의 미팅을 통해 서로의 업무를 공유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최근 사업운영팀이 주력하는 업무는
“작년부터 중고 플랫폼 시장이 커지면서 정부부처에서 불법거래 게시글 제지 등 협조 요청을 많이 해온다. 이러한 대외적인 협조 업무를 하고 정부 간담회에 참석해 타사 플랫폼 운영담당자와 만나기도 한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도 있을 것 같다
“15만원 상당의 오븐기를 구입하는 회원에게 수수료 명목으로 추가금을 계속 요구해 결국 150만원가량을 뜯어간 사건이 있었다. 안타깝지만 법적으로 구제할 방법이 없다. 그래서 최대한 사기 모니터링을 강화해 재발방지를 막기 위해 노력 중이다. 또 고객 한 분이 이용정책 위반으로 제재회원이 됐는데 직접 회사로 해명을 하러 찾아왔다. 알고 보니 오해가 있었고 제재를 풀어드렸는데 나중에 고맙다고 음료를 사오신 일도 기억에 남는다.”
최근 중고거래 시장이 커지고 있다. 중고나라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중고나라는 중고 플랫폼 업계에서 가장 오래된 곳인 만큼 매물이 다양하다. 회원들이 중고나라에서 희귀한 물건들을 쉽게 찾을 수 있게 카페와 앱을 개편하고 있다.”
플랫폼 사업운영담당자에게 필요한 역량을 꼽는다면
“팀원들에게 늘 하는 이야기가 있다. 무슨 일을 하든 그 일에 열정과 욕심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공이나 경력에 스스로 한계를 두지 말고 역량을 키우기 위해 이것저것 해봤으면 좋겠다. 팀원 채용 시에도 열정적인 자세를 많이 본다. 개선이 필요한 곳, 회원입장에서 필요한 것들을 많이 제시해주는 팀원이 좋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사기 모니터링 자동화를 최대치로 높이는 게 올해 가장 큰 목표다. 또 현재 카페 1800만명, 앱 500만명의 회원수를 대폭 늘려 전 국민이 중고나라를 이용하게 하고 싶다. 그 방법으로 안전결제를 집중 관리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가 많아지면서 중고나라 이용자의 범위도 넓어졌다. 전 국민이 모두 안전하게 물품을 거래하도록 안전결제의 접근성을 높일 예정이다. 개인적으로는 팀원들이 더 성장해서 중고나라 밖에서도 꿈을 펼치게 도와주고 싶다. 중고나라는 계속 노력 중이다. 많이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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