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2월15일(17:04)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이방카 트럼프의 남편 제러드 쿠슈너의 동생 조슈아 쿠슈너가 이끄는 미국 벤처캐피털(VC) 쓰라이브캐피털(Thrive Capital)이 20억 달러(2조 2000억원)규모의 펀드 결성에 성공했다.
15일 글로벌 투자분석기업 피치북에 따르면 쓰라이브캐피털은 최근 20억 달러 규모의 7호 펀드(Thrive VII) 조성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2018년 6호 펀드에 비해 2배 가량 큰 규모다.
20억 달러 가운데 15억 달러는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5억 달러는 후기 단계에 투자될 전망이다. 이번 펀드 조성이 마무리되면 쓰라이브캐피탈의 운용자산은 90억 달러(약 10조원)에 달한다. VC 기준으론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규모다.
조슈아 쿠슈너는 도널트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 트럼프의 남편이자 트럼프 정부의 선임 고문을 지낸 제레드 쿠슈너의 동생이다. 부동산 거물인 아버지 찰스 쿠슈너와 가업을 이어받은 형과 달리 대학 졸업 이후 벤처투자 업계에 투신했다.
쿠슈너가 2009년 설립한 쓰라이브캐피탈은 인터넷, 소프트웨어(SW) 관련 스타트업에 주로 투자해왔다. 투자 기업에는 글로벌 음악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인스타그램, 핀테크 업체 어펌, 온라인 보험사 레모네이드 등이 상장에 성공해 큰 재무적 성공을 거둔 글로벌 벤처기업들이 다수 포진돼있다.
조슈아 쿠슈너는 공화당 트럼프 정부에 깊숙이 관여한 집안과 달리 골수 민주당 지지자로 알려져 있다. 오바마 케어의 핵심인 저소득층 대상 건강보험격인 ACA건강보험을 주력 사업으로 하는 건강보험사 오스카헬스를 2012년 공동 창업하기도 했다.
2018년 마지막 투자 유치 당시 32억 달러의 가치를 인정 받았던 오스카헬스는 올해 상반기를 목표로 상장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7월 주당 29달러에 상장한 레모네이드의 현재 주가가 주당 160달러대로 시가총액이 100억달러(11조원)에 육박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스카헬스의 상장 후 가치도 상당할 것이란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겹경사를 맞게 된 조슈아 쿠슈너는 정권 교체 이후 고초를 겪고 있는 가족들과 대비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임기 막판인 작년 12월 탈세, 불법대선자금 모금 등의 혐의로 2년 형을 선고 받았던 사돈 찰스 쿠슈너와, 스토킹·협박 혐의가 있는 제레드 쿠슈너의 최측근 켄 커슨 전 뉴욕 옵저버 편집장 등을 특별 사면해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하지만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사면의 정당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며 뉴욕주 검찰이 사면된 인물들에 대한 재조사에 나서면서 불편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