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20% 오른 백금…"저탄소시대 수요 급증" [원자재포커스]

입력 2021-02-15 17:26
수정 2021-02-15 18:04

백금(플래티넘) 가격이 6년만에 최고로 올랐다. 수소에너지 생산과 배기가스 저감장치 등에 필수 촉매로 쓰여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세계 최대 선물시장 운영기업인 CME그룹에 따르면 백금 4월 인도분 선물은 1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장중 트로이온스(약 31.1g)당 1291달러 선까지 올랐다. 2014년 9월 이후 최고가다. 전 거래일에 비해 가격이 약 2% 올랐다.


백금은 올들어 가격이 약 19.6% 올랐다. 올초만해도 1000달러 초반대에 거래됐으나 이달들어 트로이온스당 1100달러 선을 넘으며 가격이 크게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충격으로 가격이 폭락했던 작년 3월19일 저점(트로이온스당 595.20달러)과 비교하면 116%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백금은 최근 수요 증가세가 뚜렷하다. 일부는 인플레이션 헤지용 투자 수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백금은 귀금속의 일종이고 가격이 많이 오른 금보다 싸기 때문에 금 대안용 안전자산으로 찾는 투자자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금은 작년 초 트로이온스당 1600달러선에 거래됐고, 작년 7~8월엔 트로이온스당 1900달러 후반까지 가격이 치솟았다. 가격이 단기간 급등한 이후 올들어선 가격이 3.9% 내렸다. 이날 금은 트로이온스당 1819달러에 손바뀜됐다.

백금은 산업 수요도 늘고 있다. 백금은 팔라듐과 함께 디젤엔진 차량 배출가스 저감기기의 촉매로 쓰인다. 최근 각국이 저탄소 기조를 채택해 배기가스 기준을 강화하고 있어 수요가 증가했다. 수소에너지 생산 과정에도 백금이 쓰인다. 물을 전기분해해 친환경 수소에너지를 생산할 때 백금이 촉매로 쓰인다. 유럽과 미국 등에서 친환경 수소에너지 투자가 늘자 백금을 찾는 기업 수가 증가한 이유다.

반면 공급은 줄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주요 생산국이 코로나19와 전기 공급 차질을 겪고 있어서다. 이때문에 여러 공장이 가동을 멈추거나 줄이면서 공급이 감소했다.

백금 공급 부족 현상은 2019년부터 이어지고 있다. 화학기업 존슨매티에 따르면 작년 백금은 39만온스가량 수요가 공급을 웃돌았다. 2019년엔 약 30만온스가 수요에 비해 덜 공급됐다. 2018년 세계 백금 시장에서 26만5000온스 가량이 초과공급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금속시장 정보업체 메탈데일리의 로스 노만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세계 백금 수요는 공급보다 약 24만트로이온스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