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안전성 중요하다더니…해외선 '승인 보류' 아스트라 백신이냐"

입력 2021-02-15 16:36
수정 2021-03-16 00:03

정부가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을 오는 26일부터 만65세 미만의 요양병원·시설 입소자 및 종사자에게 우선 접종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단장 정은경)은 1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코로나19 예방접종 2~3월 시행계획'을 확정 발표했다. 접종 대상자는 총 75만7000여명이다.

65세 이상 고령층은 백신의 고령층 유효성을 확인할 수 있는 추가 임상 데이터를 확보한 뒤 확정할 계획이다. 확보 시기는 다음달 말쯤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안전한 백신 확보를 위해 서두를 필요가 없다더니 첫 백신이 스위스에서도 승인 보류되고 남아공 변이에도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아스트라제네카"라며 "65세 미만은 맞아도 된다는 근거는 어디에 있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2월 공급이 확정된 것은 전국민의 1.5%인 75만 명분에 불과하다. 전국민 백신 접종을 호언장담하더니 정작 감염에 취약한 어르신들은 또다시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면서 "치명률 감소가 접종 목표라더니 우왕좌왕 정부를 어떻게 믿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런 발표를 하려고 대통령은 우리가 다른 나라에 비해 접종이 빠르고 필요한 물량도 충분하다 자신했는지 묻고 싶다"며 "백신이 얼마나 안전한지, 또 나는 언제쯤 맞을 수 있을지 궁금해 했던 국민들에게 어느 하나도 속 시원하게 해결해주지 못한 떠밀리기 면피용 발표였다. 호언장담하던 K-방역의 용두사미 실체를 봤다"고 주장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화이자 백신은 2~3월 중 국제백신공급기구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도입될 예정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우리나라가 코백스를 통해 백신을 들여오는 것도 '국제 망신'이라고 비판했다.

코백스는 세계보건기구(WHO),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감염병혁신연합(CEPI)이 공동으로 코로나19 백신의 공정한 배분을 위해 운영하는 기구다. 참여국들이 낸 비용으로 글로벌 제약사와 백신 선 구매 계약을 맺은 뒤 개발이 끝나면 백신을 공급해주는 방식이다.

코백스 백신 공급은 비용을 낸 참여국들의 백신을 '공동구매'해주는 트랙과 선진국들이 공여한 자금으로 개발도상국에 백신을 공급해주는 트랙으로 나뉘어있다.

다만 당초 취지가 국제기구와 부유국들이 가난한 나라에 무료 혹은 저가로 백신을 지원하는 것이었던 만큼, 재정적 여유가 있는 선진국들이 물량을 요청하는 것은 다소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례로 코백스에 가입된 영국·일본 등 선진국들은 대부분 코백스 백신을 받지 않기로 했다. 캐나다는 코백스 백신을 지원받기로 했다가 자국 언론의 비판을 받았다. 코백스를 통해 1분기에 화이자 백신을 공급받는 국가는 대부분 개발도상국인 것으로 알려졌다. 18개국 중 한국만 3만달러가 넘는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국가다.

의사 출신인 박인숙 전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 1인당 국내총생산(GDP)가 3만달러가 넘는다고 자랑하는 우리나라가 이 명단에 들게 된 상황이 황당하고 부끄럽다"며 "많은 나라들이 개별적으로 작년 여름과 가을에 걸쳐서 자국민 인구 수보다 몇 배나 더 많은 분량의 백신을 선 구매할 때 우리 정부는 손 놓고 있다가 지금 이 지경까지 이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