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서는 야권의 이른바 '빅3'(안철수·오세훈·나경원)가 '서울시 중도보수 연립정부'(서울시 연정)를 두고 합심했지만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사진)은 15일 "의미 없다"며 평가절하에 나섰다. 빅3 간 교집합에 회의적 반응 보인 김종인본격적인 야권단일화를 앞두고 빅3 간 교집합을 찾는 모습을 보인 가운데 김종인 위원장이 또다시 '몽니'를 부린 것이라는 평가가 당내에서 나왔다.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취재진을 만나 "서울시에 어떻게 연립정부라는 게 형성될 것인가"라며 "서울시 연립정부는 큰 의미가 없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고 부연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앞서 지난해 12월 국민의힘을 향해 서울시부터 중도보수 연립정부를 구성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이후 두 달여 동안 국민의힘에서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지만 본경선을 앞두고 오세훈·나경원 두 예비후보가 화답에 나섰다.
첫 시작은 오세훈 예비후보였다. 그는 지난 13일 한 방송에 출연해 "저는 중도 우파로 안철수 예비후보와 노선이 다르지 않고 외국에도 연립정부의 실험이 있다"고 말했다. 나경원 예비후보는 해당 방송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성공적 단일화로 선거에서 승리하면 서울시 공동 운영은 당연히 실천해야 할 기본 과제"라고 적었다. "이벤트로 활용하려는 정무적 판단도 없나"물론 두 후보의 발언 배경에는 전략적 선택이 녹여져 있다. 100% 국민 경선으로 이뤄지는 본경선을 앞두고 중도층 표심 잡기에 나선 것이다. 그렇지만 야권의 빅3가 단합하는 모습을 보이며 야권에 새로운 '시너지 효과'가 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빅3의 공동행동으로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야권 전체에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상대를 갉아먹는 경선과 단일화가 아닌 '플러스'의 정치를 보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야권의 기대에도 김종인 위원장이 외면하는 모양새가 됐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벤트성으로라도 활용할 수 있는 서울시 연립정부를 두고 김종인 위원장이 정무적 판단 없이 재를 뿌렸다는 것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야권 후보 단일화가 된다고 해도 정의당 표 등을 고려한 여권의 결집이 상당한 상황"이라며 "김종인 위원장은 야권 결집을 위한 새로운 이벤트로라도 서울시 연정을 활용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