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BBT-877'이 경쟁 약물의 임상 중단으로 오토택신 저해제 계열 내 최초 의약품(First-In-Class)으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15일 밝혔다.
BBT-877은 회사가 개발 중인 특발성 폐섬유증(IPF) 신약후보물질이다. 다양한 섬유증 질환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신규 표적 단백질 '오토택신(autotaxin)'의 활성을 저해한다. 현재 미국에서 임상 2상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갈라파고스(Galapagos)는 동일 계열에서 가장 개발이 앞서 있던 신약후보물질 'GLPG1690'의 임상 3상 중단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이로서 계열 내 두 번째 신약후보물질이었던 BBT-877이 계열 내 최초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에 따르면 BBT-877은 동물 모델에서의 전임상 효력시험 결과 경쟁 약물인 GLPG1690 대비 우수한 치료 효능을 확인했다. '계열 내 최고(Best-In-Class)' 의약품 개발 가능성을 기대하던 중 계열 내 최초 의약품 개발 가능성까지 더해졌다는 설명이다.
이정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대표는 “앞서가던 후보물질의 임상 중단으로 오토택신 저해제 시장의 판도가 완전히 바뀐 상황”이라며 “올 상반기 내 FDA와의 미팅을 통해 향후 개발 계획을 상의해 하반기 중 임상 2상에 진입할 수 있도록 면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회사는 미국에서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BBT-877에 대한 임상 1상을 진행했다. 다중용량상승시험 기준 100mg과 200mg을 1일 2회 용법으로 투약했다. 그 결과 약물의 효력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인 체내 ‘리소포스파티드산’의 농도를 최대 90% 수준까지 억제하는 것을 확인했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올 상반기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C타입' 회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BBT-877의 유전 독성 관련 잠재적 개발 우려사항을 해소하고, 더욱 효율적인 임상 개발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또 향후 공개될 GLPG1690 임상 3상의 구체적인 자료 및 중단 사유를 분석해 임상개발 전략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BBT-877은 2019년 7월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에 1조50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됐다. 하지만 16개월만인 작년 11월에 권리를 돌려받았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