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1위인데…장기투자하면 안되는 주식? [나수지의 쇼미더재테크]

입력 2021-02-19 07:00
수정 2021-02-19 07:53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나수지의 쇼미더재테크는 바로 써먹는 실전 재테크 팁을 전합니다. 매주 수요일 저녁 유튜브 채널 '주코노미'에서 미리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상장지수펀드(ETF)는 무엇일까요? 부동의 1위는 레버리지 ETF입니다. 지수 하루 등락폭의 두 배만큼 수익이나 손실을 내는 상품인데요. 오늘은 이 레버리지 ETF가 어떻게 이렇게 두 배 만큼 수익이나 손실을 낼 수 있는건지, 레버리지 ETF는 왜 절대로 오래들고가면 안되는 상품인건지, 또 최근에는 교육을 받아야 레버리지 ETF를 매수할 수 있게 됐죠. 이 교육을 받아서 레버리지 ETF를 사는 방법까지 레버리지 ETF를 대해부해보겠습니다. 레버리지 ETF가 뭐야? 레버리지는 지렛대라는 뜻입니다. 지렛대를 활용하면 내가 그냥 물건을 들 때보다 같은 힘으로도 더 무거운 물건을 들 수 있잖아요. 이런 것과 마찬가지로 투자에서 레버리지는 빚을 낸다든지 해서 같은 돈으로도 투자 수익률을 더 크게 가져가는 방법을 말합니다.

그래서 내가 투자한 것보다 더 큰 효과를 내는 상품은 모두 레버리지 ETF입니다. 한국에서는 지수 하루 등락폭의 2배를 추종하는 ETF만 있지만 미국에는 3배, 4배짜리 레버리지 ETF도 있죠. 또 ETF에는 2배짜리 레버리지만 있지만 일반 주식형 펀드에서는 지수 하루 등락폭의 1.5배만큼 수익을 내는 상품도 있는데 이런 것도 레버리지 상품의 일종입니다.

또 지수가 내릴 때 반대로 수익이나는 인버스 ETF에 대해서도 많이들 들어보셨죠. 지수가 1% 떨어지면 1% 수익이 나는 게 인버스고 이 인버스 등락폭을 두 배로 부풀린 것, 즉 지수가 1% 떨어지면 2% 수익을 내는 상품이 있는데 이게 우리가 많이 이야기하는 곱버스입니다. 그러니까 곱버스도 정확히 말하면 인버스에 레버리지를 추가한 레버리지 ETF의 일종입니다.



이렇게 레버리지 상품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보통 한국에서 레버리지 ETF 라고하면 코스피200 지수 하루 등락폭의 두 배를 추종하는 상품을 말합니다. 국내에서 거래대금기준 부동의 1위인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레버리지가 대표상품입니다. 코스피 200만 있느냐, 코스닥 150, 코스피200 IT지수, 달러인덱스 등 다양한 레버리지상품이 국내에 상장해있습니다. 이런 레버리지상품은 상품명 마지막에 레버리지라고 써 있어서 알아보기가 쉽습니다. 지수가 오를 때 수익이나는 정방향 레버리지에는 상품명에 레버리지라고 써있고, 지수가 떨어질 때 수익이 나는 역방향 레버리지에는 2X가 상품이름 마지막 부분에 포함돼있습니다. 레버리지 ETF의 구조그렇다면 레버리지 ETF는 대체 어떻게 운용하길래 하루 등락폭의 두 배를 추종할 수가 있는걸까요? 레버리지 ETF는 선물을 이용해서 지수 수익률의 두 배를 따라가게 설계합니다. 예를들어 코스피200 레버리지 ETF에 1억이 들어왔다고 해 볼게요. 그러면 1억으로 일단 코스피 200에 해당하는 종목이나 코스피 200 ETF를 담습니다. 그 다음 이 주식을 담보로 돈을 1000만원 빌립니다. 그리고 이 1000만원으로 코스피200 선물에 투자합니다. 선물은 증거금이 10%만 있어도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데요. 이걸 이용해서 적은 돈으로도 코스피200에 두 배 투자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거죠. 아니면 애초에 1억으로 선물만 2000만원어치 산 다음 나머지는 단기채권이나 현금으로 들고있을 수도 있겠죠.

약간 더 디테일한 개념이긴한데 이렇게 코스피200 선물로만 운용하는 상품은 레버리지중에서도 코스피200선물레버리지라고 합니다. 같은 코스피200 레버리지 ETF라도 상품명에 선물레버리지라고 쓰여있는 게 있는데, 이런 ETF는 코스피200 선물로만 운용한다는 뜻입니다. 현물을 기반으로 선물을 섞어서 운용하는 현물 레버리지 상품에는 이런 표시 없이 그냥 레버리지라고만 쓰여있습니다. 같은 코스피200 레버리지라도 선물과 현물 레버리지 상품은 기초지수도 알고보면 조금 다릅니다. 현물 레버리지 상품의 기초지수는 코스피200이지만 선물 레버리지 상품의 기초지수는 코스피200선물입니다. 현물과 선물은 비슷하게 움직이지만 약간 차이가 벌어질 때도 있거든요. 현물 선물 이런게 다 뭐냐 복잡하시다면 이런 개념은 그냥 듣고 넘기셔도 됩니다. 실제 개인투자자들이 투자할 때 운용방식이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수준입니다. 레버리지 ETF 투자할 때 주의할 점현물 레버리지, 선물 레버리지 이런건 모르셔도 좋지만 지금부터 말씀드리는 내용은 꼭 아셔야합니다. 레버리지 ETF를 투자할 때 주의할 점인데요. 처음에 말씀드렸듯이 레버리지는 장기투자할수록 엄청나게 불리해지는 상품입니다. 수익을 2배로 내니까 장투해도 수익이 두 배 나게 되는거 아닌가? 생각하실수도 있지만 그렇지가 않습니다. 레버리지 ETF는 투자 기간 전체 수익률의 두 배를 내주는 상품이 아니라 지수 하루 움직임의 두 배 만큼 수익을 내는 상품이기 때문인데요.



시장 움직임에는 크게 세가지 경우가 있을 수 있을겁니다. 시장이 횡보할 때, 추세적으로 상승할 때, 추세적으로 하락할 때로 나눠볼 수 있겠죠. 그러면 각각의 경우에 레버리지 ETF는 어떻게 움직일지 살펴볼게요. 먼저 상승장일 때는 레버리지 ETF의 전성시대입니다. 지수가 1000원에서 시작해서 하루에 10% 오르면 지수는 1100원, 레버리지 ETF는 20%가 올라야하니 1200원이 됐겠죠. 여기서 다음날 하루에 10%가 더 오르면 지수는 1210원이 되고 레버리지 ETF는 1200원에서 또 20%가 오르니 1440원이 됩니다. 그러면 지수는 이틀동안 21%가 올랐는데 레버리지 ETF는 이틀동안 44% 올랐으니 기초지수 수익률의 두 배 보다도 더 높은 성과를 내게되는거죠. 이렇게 장이 꾸준히 오를 때는 레버리지 ETF의 지렛대 효과가 더 커져서 높은 수익을 내게됩니다. 지난해 4월 이후 꾸준히 방향성을 가지고 장이 상승할 때는 레버리지 ETF만큼 쏠쏠한 수익을 내는 상품이 없었죠.



추세적으로 하락할 때는 어떨까요. 하락폭의 2배보다 그러면 더 많은 손실이 나나? 생각하실 수 있지만 의외로 추세적으로 하락할 때는 그렇지 않습니다. 다시 1000원에서 시작해볼게요. 지수가 10%떨어지고 레버리지 ETF는 20% 떨어져서 800원이 됐죠. 다음날 또 10%가 떨어져서 지수는 810원, 레버리지 ETF는 640원이 됐다면 이틀동안 수익률은 지수는 19% 떨어졌지만 레버리지는 36%떨어지게 됩니다. 19%의 두 배인 38%보다는 좀 덜 떨어진 것이죠. 오를 때는 가격이 먼저 올라서 더 높은 수익률을 적용받고 떨어질 때는 가격이 더 급하게 떨어져서 손실폭을 줄이는 구조인데요. 여기까지 들으시면 어? 레버리지가 참 좋구나 생각하실 수 있지만 문제는 지수가 최근 한 달 처럼 횡보할 때 입니다.



횡보할 때를 가정해서 다시 1000원으로 돌아갈게요. 지수가 1000원일때 하루 10%오르면 레버리지는 20%올라야하니 1200원이 됐죠. 그런데 다음날 다시 10% 떨어집니다. 그러면 지수는 990원이 되고 레버리지 ETF는 20%가 떨어져서 960원이 됩니다. 기초지수는 1% 떨어졌는데 레버리지 ETF는 4%나 떨어지는 결과가 나오죠. 횡보장에서 레버리지 ETF는 참 무섭습니다. 1억원이 있는데 하루에 50%씩 오르고 내리는 걸 10번만 반복하면 투자 원금은 2400만원으로 녹아버립니다. 실제 레버리지 ETF에서도 이런 현상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코스피 200지수가 1월 12일에 427.87포인트로 마감을 했습니다. 그리고 등락을 거쳐서 한 달 뒤인 2월 15일에 427.01포인트로 돌아오죠. 지수 자체는 한 달여 동안 0.20% 떨어져서 거의 제자리 걸음을 했습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레버리지 ETF는 0.83% 떨어졌습니다. 지수가 횡보할 때 그냥 들고있으면 마치 시장이 떨어지는 것 처럼 내 수익률은 점점 떨어지는거죠.

레버리지 ETF가 장기투자에 적합하지 않은 이유는 또 있습니다. 운용보수, 수수료가 높다는 점 때문인데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레버리지 ETF는 대출을 받아서 선물을 운용하는 식으로 보통 ETF보다 손이 더 많이 갑니다. 대출을 받으면 그만큼의 이자도 있을테고요. 그래서 마케팅 등 다른 목적으로 수수료를 확 낮춘게 아니라면 일반적으로 그냥 ETF보다 레버리지 ETF가 수수료가 비쌉니다. 수수료는 비용이니까 당연히 장기로 갈수록 수익률을 갉아먹겠죠. 레버리지 ETF 투자법 이런 위험에도 불구하고 레버리지는 참 매력적인 상품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추세 상승장에선 이 것 만큼 높은 수익을 내는 상품이 없거든요. 그만큼 정말 시장 방향에 확신이 있을 때, 또 짧은 기간동안 잘 활용하면 내 자산을 불려주는 효자상품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난해 상승장에서 발 빠른 개인투자자들이 레버리지 ETF에 많이 몰린 이유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렇게 레버리지 ETF 인기가 높아지는데, 투자위험에 대한 인식은 낮다보니 금융당국에선 레버리지 상품에 대해 문턱을 높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레버리지 상품을 사려면 기본 예탁금이 1000만원은 있어야 하고 사전 교육도 이수해야합니다. 레버리지 관련 사전교육은 금융투자교육원 홈페이지에서 받을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에서 한 눈에 알아보는 레버리지 ETP 가이드를 수료하면 교육이 끝나는데요. 요 ETP라는건 ETF와 ETN를 합쳐서 부르는 말입니다. ETN는 ETF와 비슷하지만 자산운용사가 아니라 증권사에서 발행한 것인데요. ETN도 따로 다룰 날이 있을테니 여기선 이정도로 설명하고 넘어갈게요.



3000원을 내면 이 강의를 수료할 수 있고 하루동안 4시간의 강의를 들으시면 됩니다. 강의를 모두 듣고 이수번호를 받으시면 각자 쓰시는 증권사 HTS나 MTS에서 이 번호를 등록하고, 증권사에 맡긴 금액이 1000만원을 넘기셨다면 바로 레버리지 상품을 매매하실 수 있습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