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레이싱팀 응원보다 라운딩부터"…농구황제 조던 못말리는 골프사랑

입력 2021-02-14 18:09
수정 2021-03-16 00:03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58·미국·사진)이 골프광의 면모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 자신이 창단한 레이싱 구단을 응원하러 가서 서킷보다 골프장부터 찾았다.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위크는 13일(현지시간) “자신이 소유한 나스카 레이싱 구단 ‘23XI’ 응원을 위해 지난 12일 미국 플로리다주를 방문한 조던은 경기장인 데이토나 인터내셔널 스피드웨이가 아니라 오션사이드CC로 곧바로 향했다”며 “서킷에 들러 선수와 자동차 상태를 살피는 다른 구단주들과는 전혀 다른 행보”라고 전했다. 23XI은 조던이 NBA 구단 샬럿 호네츠에 이어 소유한 두 번째 스포츠팀이다.

조던은 오션사이드CC에서 ‘레이싱 전설’ 데니 햄린과 함께 라운드를 했다. 햄린은 2006년부터 나스카에서 뛰며 44차례나 우승을 차지했다. 조던이 레이싱 구단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골프 친구 햄린의 영향이 컸다.

햄린은 지난해 조던과 라운드하며 나스카에서 활동하는 유일한 흑인 드라이버인 버바 월리스가 구단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조던은 그 자리에서 햄린에게 함께 구단을 창단해 월리스를 돕자고 제안했고,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구단 이름인 23XI의 23은 조던이 미국프로농구(NBA) 시카고 불스에서 활약했을 당시 입었던 유니폼의 등 번호, XI는 햄린의 자동차 번호인 11의 로마숫자다. 조던은 “월리스가 첫 경주에서 23번이 달린 차를 타고 레이싱할 생각을 하니 기쁘다”며 “흑인에게 배타적이었던 나스카에 두 번째 흑인 구단주로 이름을 올리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조던의 골프 사랑은 각별하기로 유명하다. 핸디캡 1.9의 만만치 않은 실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진 조던은 2011년 인터내셔널팀과의 골프대항전 프레지던츠컵에 미국팀 부단장으로 참가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플로리다주 호보사운드 블랙캣 웨이 늪지에 선수 시절 자신의 등 번호 23을 붙인 ‘더그로브23GC’를 열었다. 그는 절친인 타이거 우즈(46), 리키 파울러(33), 필 미컬슨(51·이상 미국) 등의 골프 스타를 포함한 지인 100여 명을 회원으로 영입했다. 파울러는 “더그로브23GC에서 조던과 내기 골프를 쳤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이라며 “티와 핀 위치는 매일 바뀌는데, 조던의 입맛대로 한다”고 평가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