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치라는 일, 보람되지만 홀로된 기분일 때 많아 "

입력 2021-02-12 21:50
수정 2021-02-12 21:51

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가 설 명절을 맞아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감사함을 풀어냈다.

이 지사는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라는 일이 보람되고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때로 칼날 위를 걸으며 세상에 홀로된 기분일 때가 많다. 그럴 때면 어머니가 생각난다. 가진 것 없고 앞길 막막하던 시절 천둥벌거숭이인 저를 믿고 지지해 주신 유일한 분이셨다"고 말했다.

그는 "가까이 소중한 것들을 놓치고 있던 것은 없었나 돌아보고 소파에 이리저리 뒤척이는 사이 그리운 사람들도, 기억 저편에 아득히 사라졌던 장면들도 떠오른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또 "작년 한식과 추석에 부모님 산소에 인사를 못간데 이어 이번 설에는 어머님 사후 첫 설 제사에도 참여 못했다. 집안 제사를 맡고 계신 둘째 형님 가족이 4명이라 방역지침 때문에 갈 수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 지사는 "코로나 때문이니 이해해 주시겠지만 어머님 돌아가시고 대법원 선고 후 한 번 밖에 뵈러 못간 것이 영 마음에 걸린다"면서 다른 가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저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우리 여동생은 참으로 착한 노동자였다. 자기가 직장을 바꾸면 동네 사람들에게 성남시장 당선된 오빠 덕 봤다는 의심을 받는다며 그만 두겠다고 벼르던 요구르트 배달 일을 수년간 계속했다"고 말했다.

또 "힘들게 살던 다른 가족은 어렵사리 구한 새 직장이 성남시 지원을 받는 곳이라 오해를 살까 싶어 억지로 퇴직시키기도 했다"면서 "제가 뭐라고 얼마나 많은 이들에 빚지며 여기까지 왔는지, 백번 고맙다고 말하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 서글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사 명절 핑계로 모여 얼굴 보고 이해하며 용서받고 사랑 나눌 기회조차 갖지 못하니 안타깝다. 애증의 우리 셋째 형님께도 그렇다. 남은 형제들과 전화로나마 안부를 전한 오늘, 밤공기가 제법 달큰하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가 언급한 셋째 형님은 '친형 강제 입원' 논란 당사자인 고(故) 이재선씨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