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3사, 4000억대 손실…통합 때까지 버틸 수 있나

입력 2021-02-10 16:11
수정 2021-02-18 18:36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에 따라 새롭게 출범하는 통합 저비용항공사(LCC)가 출범 전부터 최대 위기를 맞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4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내면서 보유 현금이 소진됐기 때문이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진에어는 지난해 184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08년 설립 이후 최대 규모 적자다. 에어부산도 2007년 창립 이래 최대인 197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비상장사인 에어서울은 600억원가량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통합LCC의 영업손실을 모두 합치면 4000억원대에 달한다. 같은 기간 국내 최대 LCC인 제주항공의 영업손실(2800억원 추정)을 훨씬 웃돈다.

산업은행과 대한항공은 3개사가 통합되면 ‘규모의 경제’ 실현이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지만 최소 2~3년 이상이 걸리는 통합 때까지 이들이 버텨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화물 영업에 주력하고 있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과 달리 LCC는 여객 수요에 의존하고 있어 매분기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하다. 공급을 대폭 늘린 국내선은 1만원 이하 초특가 항공권으로 출혈경쟁을 벌이면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에어서울은 면허 취소 위기까지 맞고 있다. 2018년부터 50%를 넘었던 에어서울의 자본잠식률은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가 불어나면서 300%대까지 치솟았다. 항공사는 50% 이상 자본잠식 상태가 2년 이상 이어지면 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 자체 생존이 불가능해진 에어서울은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 에어서울은 지난달 말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만기 도래한 대여금 300억원에 대한 기한을 1년 연장했다.

에어부산은 지난해 말 83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다만 이 자금도 오는 4월께 바닥을 드러낼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해 100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현금을 확보한 진에어는 통합 LCC 중 사정이 그나마 나은 편이다. 다만 현 상황이 계속되면 진에어도 올 상반기 이후에 현금이 바닥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항공업계는 백신이 공급되더라도 코로나19 이전 상황으로 업황이 회복되려면 최소 2~3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제선 여객 수요가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와 산은 차원의 자금 지원이 없다면 통합 LCC가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