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입주한 서울 마포구 '신촌 그랑자이' 보류지(전용 84㎡)가 20억원대에 매각에 나섰다. 새 아파트 품귀 속에 예정가보다 높은 수준에 낙찰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류지는 재건축·재개발 조합이 조합원 수 변화 등을 고려해 분양하지 않고 유보해 놓은 물건이다. 청약통장을 사용하지 않고 시세와 비슷하거나 낮은 가격으로 새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대흥제2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오는 16일 '신촌그랑자이' 보류지 입찰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나오는 보류지 물량은 총 4가구로 모두 전용 84㎡다. 입찰 최저가격은 18억원(84D타입)부터 최고 19억6000만원(84A타입)까지다. 세금 등을 포함하면 20억원이 넘는 금액이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입찰 가격이 시세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신촌 그랑자이' 전용 84㎡의 마지막 실거래는 지난해 7월(17억8000만원)이었다. 현재 호가는 18억5000만~20억원 사이로 형성돼 있다. 대흥동 D공인 관계자는 "입찰에 나온 보류지는 단지 내 선호도가 높은 동과 층이라 다른 매물에 비해 가격이 높은 편"이라며 "인근 단지에 비해 매도 매물 호가도 낮은 편이라 실제 시세와 비교하면 1억~2억원가량 낮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인근 단지인 염리동 '마포 프레스티지자이'는 지난해 12월 전용 84㎡ 분양권이 20억원에 실거래됐다. 현재 이 단지 호가는 26억원에 올라와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보류지 입찰 결과가 서울 아파트시장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대출이 불가능한 20억원대의 아파트 보류지에 관심이 쏠리는 건 서울 새 아파트 품귀 현상이 심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며 "입찰이 흥행할 경우 마포 전용 84㎡ 아파트도 20억원대라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보류지 입찰은 공개 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된다. 다수가 입찰했을 때는 가장 높은 입찰가격을 써낸 입찰자가 낙찰을 받는 방식이다. 오는 16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조합 사무실을 직접 방문해 입찰가격을 제시해야 한다. 입찰자격은 만 19세 이상인자 또는 법인 중 입찰가(낙찰가의 10%)을 조합 지정계좌에 현금으로 납부한 사람에 한한다. 계약금은 분양대금(낙찰가)의 20%로 계약 체결시 즉시 지불해야 한다. 중도금 40%는 계약일로부터 20일 이내, 나머지 잔금은 입주 때(오는 3월15일)까지 내야 한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