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청룡영화제' 女주연상 라미란에 엇갈린 여론 "상 나눠먹기"

입력 2021-02-10 09:54
수정 2021-02-10 15:38

배우 라미란의 제41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수상에 의견이 분분하다. 라미란 조차도 "청룡에서 코미디로 상을 받다니"라며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 9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제41회 청룡영화상은 김혜수, 유연석의 사회로 진행됐다.

여우주연상에는 '윤희에게' 김희애, '정직한 후보' 라미란, '디바' 신민아,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전도연, '82년생 김지영' 정유미'가 올랐다. 지난해 여성영화가 약진을 보이면서 여우주연상 후보들도 치열한 각축전을 보였다.

결국 트로피는 '정직한 후보'의 라미란이 들어올렸다. 떨리는 얼굴로 무대 위에 오른 라미란은 "저한테 왜 이러세요"라고 말하며 이내 눈시울을 붉혔다.

라미란은 "'정직한 후보'가 코미디 영화라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왜 상을 주고 그러세요"라며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34회 청룡영화상에서 영화 '소원'으로 여우조연상을 받은 바 있다. 8년 만에 여우주연상까지 거머쥐게 된 것.


라미란은 "다른 곳에서 상을 받으며 다음엔 주연상에서 인사 드리겠다고 했는데 이렇게 노미네이트 되자마자 받아버렸다"라고 말을 이었다.

그러면서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아마 지난해 어려운 시기를 지나왔기에 그 안에서 작은 웃음 드린 것에 의미를 두시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라미란은 '정직한 후보' 스태프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또 "믿을 수 없는 일"이라며 "청룡에서 코미디가 상을 받다니 감격스럽다"며 기쁨을 드러냈다.

'정직한 후보' 속 3선 국회의원 주상숙 역에 빙의돼 "배우라면 주연상 한번쯤 받아야죠?"라며 농을 치다가 "웃으라고 한 소리다. '정직한 후보2'를 찍으려 하는데 내년에도 여러분의 배꼽 도둑이 되어 보겠다. 다음에도 또 받으러 오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1975년 생 라미란은 서울 예술대학 연극과를 졸업, 2005년 박찬욱 감독의 영화 '친절한 금자씨'를 통해 매체 연기 데뷔를 했다.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로 이름을 알리고, 신원호 감독의 히트작 '응답하라 1988'을 통해 인기스타로 급부상했다. 이후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부암동 복수자들', '우리가 만난 기적'과 영화 '내안의 그놈', '걸캅스', '정직한 후보', 개봉 예정인 '시민 덕희'에 이르기까지 타이틀롤로 발돋움했다.

2016년 KBS 연기대상 여자조연상, 2018년 KBS 연기대상 중편드라마부문 여자 우수상에 이어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수상은 라미란이 16년 만에 이룬 쾌거였다.

하지만 온라인 커뮤니티의 네티즌들 반응은 분분했다. 일부는 "받을 만 했다", "진짜 영화 너무 재밌었고 연기 너무 잘했다", "유아인에 이어 라미란까지 신선한 수상이었다", "우리나라 코미디 위상이 달라졌다는 방증"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아무리 생각해도 라미란은 이변이다. 청룡이 어이없는 선택을 한 듯", "라미란이 연기 못하는 배우는 절대 아니지만 '정직한 후보'는 양산형 코미디 영화라 여우주연상까진 생각 못했다. 정유미, 김희애 등 쟁쟁한 후보들이 많았는데", "'윤희에게'는 각본상, 감독상 가고, 정유미는 인기스타상 탔다. 상 나눠먹기라고 본다" 등 비판적인 의견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청룡영화상은 여우주연상 부문에서 이같은 논란을 겪은 바 있다. 제 30회 시상식에서 '박쥐' 김옥빈, '마더' 김혜자'를 제치고 '내사랑 내곁에'의 하지원이 여우주연상을 수상, 종잡을 수 없는 평가 기준이라는 질타를 받았다.

한편 제41회 청룡영화상 후보자(작)는 2019년 10월 11일부터 2020년 10월 29일까지 극장에 개봉한 174편의 한국영화를 대상으로 평가했다. 후보 선정에는 한국영화기자협회회원, 평론가, 영화 제작자 및 배급사, 영화 배우 소속의 매니지먼트사 등 200여명의 영화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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