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이 기사는 02월 17일(08:29)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매체 ‘한경바이오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코렌텍은 뼈와 뼈를 연결해주는 인공관절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엉덩이와 허벅지를 이어주는 고관절(엉치뼈)과 무릎관절, 어깨관절 분야가 ‘주 종목’입니다. 정형외과 전문의인 선두훈 선병원 이사장(코렌텍 대표)이 2000년 창업해 일궈온 회사입니다.
이 회사의 기술력은 글로벌 기업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한국에서 인공고관절 부문 점유율은 작년(1~11월 말 기준)에 29.6%를 기록했습니다. 글로 벌 1~3위 업체인 독일의 짐머바이오메트와 미국 스트 라이커, 존슨앤드존슨의 의료기기 자회사 드퓨신테스 를 앞서고 있습니다. 인공관절 시장에서 토종 기업이 점유율 1위를 차지한 국가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습니 다. 의료 강국인 일본 역시 1~2위 자리를 글로벌 강자 들에게 넘겨줬습니다.
작년엔 세계 2위 시장인 중국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 습니다. 중국 30개 성 가운데 다섯 개 성에서 제품 판 매를 위한 보험 목록에 등재됐습니다. 중국 보험 시스 템은 한국과 좀 다릅니다. 제품이 아무리 많더라도 성 (省)마다 몇 개 회사의 제품만 보험에 등재됩니다. 세계 3위 드퓨신테스를 제치고 보험에 등재되는 등의 성과 를 냈습니다. 한국 의사들이 적극 추천해준 덕분에 칭하이성에서 평가가 좋았다고 합니다. 이 덕분에 중국 진출 첫해 100만 달러의 매출이 늘어 영업이익도 20% 이상 늘어날 전망입니다. 경쟁사들이 코로나19로 매출이 10~15% 안팎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세입니다.
작년 말엔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푸른투자파트너스를 2대 주주로 맞았습니다. 중국 네트워크가 탄탄한 회사입니다. 푸른투자파트너스는 지난해 피부 이식재 기업인 엘앤씨바이오와 손잡고 중국 시장 진출을 한 바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 제치고 점유율 1위 올라
2010년 이전 짐머와 스트라이커, 드퓨신테스는 전 세계 인공관절 시장을 과점 형태로 완전히 장악했습니다. 영업망까지 탄탄해 국내 기업이 끼어들 수 없는 구조였죠. 그러나 코렌텍이 제품을 잇달아 내놓자 이런 흐름이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선두훈 코렌텍 대표는 국내 최고의 의대 교수들과 공동 연구를 한 뒤 2006년 고관절, 2010년 무릎관절 제품을 내놨습니다. 현재는 동생이자 금융 전문가인 선승훈 대표, 막내인 선경훈 대표가 합류해 3인 공동 경영을 하고 있습니다. 선두훈 대표는 연구개발(R&D)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인공관절 삽입 수술은 노령화가 진행되면서 급증하고 있습니다. 주로 퇴행성 관절염이나 골절 등으로 통증을 느끼는 사람이 받습니다. 한국에선 무릎 연골이 다닳은 퇴행성 관절염이 있는 중장년층이 인공관절을 넣는 경우가 많습니다. 퇴행성 관절염 환자의 40% 정도가 인공관절 수술을 합니다.
인공관절 삽입 수술만 있는 건 아닙니다. 줄기세포 시술도 많이 받습니다. 서로 경쟁 관계에 있는 치료법입니다. 한국 국가대표 축구 감독이었던 거스 히딩크가 받았던 시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대혈(탯줄 혈액)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원료로 하는 이 시술법의 효과가 없는 사람이 있는 데다 연골 재생에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가격도 1000만 원 이상으로 비쌉니다. 인공관절 수술의 경우 두세 달의 재활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수술받은 대부분의 환자가 효과를 보았습니다.
인공관절 수술은 대부분 60대 이상이 받습니다. 한국에서 2017년 인공 무릎관절 수술을 받은 사람 6만5597명 중 6만915명이 60대 이상이었습니다. 92.8%에 해당합니다. 인구 노령화가 진행될수록 시장 규모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국내 인공 무릎관절 수술 환자는 지난해 7만7579명에 이릅니다. 2015년 5만6390명에서 4년 만에 37% 늘었습니다.
30%까지 늘어난 점유율
코렌텍은 고관절 분야에서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1월 기준 점유율 29.6%를 기록 중입니다. 2019년 28.4%보다 1.2%포인트 올랐습니다. 해마다 1~2%씩 점유율이 오르고 있습니다. 경쟁 회사의 점유율은 2019년 기록만 집계가 된 상황입니다. 짐머가 16.9%, 스트라이커가 15.7%를 기록 중입니다.
인공고관절은 넓적다리(대퇴부)와 골반을 연결해주는 인공 대퇴 스템과 골반에 결합되는 컵 모양의 인공비구컵 등으로 구성됩니다. 인공비구컵 안에는 공 모양의 연결 부위가 있어 실제 관절처럼 다리가 좌우, 상하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합니다.
인공고관절은 인공 대퇴 스템이 뼈와 잘 붙어 몸 안에 잘 정착해야 합니다. 또 공 모양 연결 부위의 활동 반경이 넓으면 더 좋습니다.
뼈에 붙는 인공 대퇴 스템은 티타늄 합금으로 만들어집니다. 티타늄 합금을 그냥 몸속에 넣으면 뼈와 잘 붙 지 않습니다. 코렌텍은 이를 전기 화학 용액에 넣었다 빼는 방식으로 특수 표면 처리합니다. 표면에 아주 작 은 크기의 공극과 칼슘·인이 들어있는 산화막을 만드 는 것이죠.
이런 코팅 방식은 2010년 미국에서 열린 고관절학회에 서 최고 논문상(Otto Aufranc Award)을 수상했습니 다. “뼈와 달라붙는 접촉면에서 뼈의 성장이 빠르게 이 뤄졌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전기 용액 코팅 방식은 어 깨관절과 무릎관절에도 적용이 됩니다.
선승훈 코렌텍 대표는 “경쟁사 제품보다 10도 이상 관절이 더 움직일 수 있다”며 “좌식 생활을 하는 동양 인에게 알맞은 제품”이라고 말합니다. 또 다양한 체형 에 맞춘 여러 사이즈의 제품을 내놓아 평가가 좋다고 합니다.
경쟁사 제품보다 10도 더!
인공관절 분야에서는 다양한 체형에 맞춘 여러 사이즈의 제품을 내놓아야 좋은 평가를 받는다. 선승훈 코렌텍 대표 (오른쪽) 는 “코렌텍의 제품은 경쟁사 제품보다 10도 이상 관절이 더 움직일 수 있다”며 “좌식 생활을 하는 동양인에 알맞은 제품”이라고 말했다.
무릎관절도 1위 노린다
코렌텍은 무릎관절 시장에도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지난해 점유율은 11.6%(1~11월 기준)를 기록 했습니다. 짐머와 스트라이커에 이어 3위를 기록할 것 으로 전망됩니다. 2018년 8.9%에서 연 1%포인트 이상 씩 점유율을 늘리고 있습니다. 시장 자체도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매출은 연 20% 이상씩 늘고 있습니다.
무릎관절 시장은 고관절보다 시장 규모가 더 큽니다. 2019년 전 세계 인공 무릎관절 시장 규모는 93억 달러 로 인공고관절(77억 달러)보다 더 컸습니다. 한국은 특 히 무릎관절 시장이 고관절 시장보다 두 배 정도 큽니 다. 짐머와 스트라이커도 시장 사수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죠. 이들의 점유율은 각각 25% 내외입니다.
인공 무릎관절 제품은 무릎과 발목을 이어주는 뼈인 경골에 심는 삽입물(경골삽입물)과 대퇴골에 삽입하는 대퇴골 치환물 등으로 구성됩니다. 환자 체형에 맞는 사이즈 종류를 경쟁사보다 두 배 더 많이 내놓았습니 다. 또 무릎을 끓거나 양반 다리를 하는 동양인의 생활 습관에 맞게 접히는 각도도 더 큽니다.
코렌텍은 작년 3월 새 무릎관절 제품인 ‘이그절트’를 통 해 제품을 업그레이드했습니다. 미국 내 가장 권위 있 는 인공관절 전문병원 로스만인스티튜트 교수진이 개 발에 참여했습니다. 이 병원에서 현재 쓰이는 제품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1월 시장에 처음 내놓은 인공 어깨관절 제품은 반응이 폭발적입니다. 작년에 벌써 10% 안팎의 점유율 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11~12월 매출이 크게 늘었다고 합니다. 서울대의대, 가톨릭대의대, 경희대의대, 삼성 의료원, 이화여대의대 등의 교수들과 공동 개발한 제품 입니다. 선승훈 대표는 “팔을 편안하게 들어올릴 수 있 는 인공관절”이라며 “운동 반경이 더 넓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뼈에 잘 붙는 코렌텍의 인공 대퇴 스템
티타늄 합금으로 만드는 인공 대퇴 스템을 그냥 몸 안에 넣으면 뼈와 잘 붙지 않는다. 코렌텍은 이를 전기 코팅 방식으로 처리해 표면에 아주 작은 크기의 산화막을 만들었다. 이런 코팅 방식은 2010년 미국에서 열린 고관절학회에서 최고 논문상(Otto Aufranc Award)을 수상했다.
올해는 중국 진출 원년
코렌텍은 중국 진출에 큰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중국 시장은 빠르게 성장 중입니다. 베이징산업통계연구소 에 따르면 중국의 인공관절 시장 규모는 2019년 9억 3500만 달러(1조285억 원)입니다. 지난해엔 1조1671억 원 수준까지 성장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16.5%에 달합니다. 전 세계 인공관절 시장 성장률 3.5%(2017~2019년)보다 13%포인트나 높습니다.
코렌텍은 이미 2013년 중국 식품의약품안전처(CFDA) 로부터 고관절과 무릎관절에 대한 품목허가를 받았습 니다. 작년 말 국내 한 의료 의료기기 회사가 중국 진출 소식과 함께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는데요. 중국 시장 에서 의료기기 허가를 받으려면 보통 2년 이상이 걸립 니다. 매출이 나오는 건 먼 얘기란 뜻입니다.
코렌텍은 지난해 이미 중국에서 100만 달러 정도의 매 출을 올렸습니다. 업계에선 의미있는 성과라고 보고 있습니다. 작년 중국 내 다섯 개 성에 고관절과 무릎관절 제품이 보험에 등재가 되면서 매출이 나온 겁니다.
중국은 한국과 같이 보험에 등재가 돼야 수술 비용이나 제품 가격이 싸집니다. 의료기기의 경우 각 성(省)에서 정한 회사의 제품 몇 개만 보험 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입찰 과정에서 기존 제품을 빼고 들어가야 한다는 말입니다. 해외 기업은 거의 2~3개만 보험 등재를 시켜줍니다.
코렌텍은 지난해 칭하이성에서 세계 3위 인공관절회사 드퓨신테스를 제치고 고관절과 무릎관절 두 제품이 보험에 등재됐습니다. 스트라이커와 짐머 두 회사에 이어 새롭게 시장에 진출하게 된 겁니다.
인공관절 시장은 진입장벽이 높은 편입니다. 제품마다 특징과 수술법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입니다. 수술 도구 역시 각각 다른 전용 기구가 필요합니다. 보수적 성향의 의사들은 환자를 생각해 회사를 잘 바꾸지 않습니다. 의사들은 이런 불편함을 감수하고 제품을 바꾸겠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제품의 질과 평판으로 드퓨신테스를 누른 겁니다. 선승훈 대표는 “가격도 경쟁 회사에 비해 낮은 편인 데다 학회에서 한국 의사들에게 추천을 받은 중국 의사들이 선호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올해엔 일본 시장 공략에도 나섭니다. 고관절 제품에 대해 일본 보건당국 허가를 신청한 상황입니다. 오는 6월께엔 허가가 날 전망이라고 합니다. 일본은 한국보다 제품의 가격이 높아 수익성이 좋습니다. 한국에서 고관절은 병원에 250만~330만 원에 납품이 되지만 일본에선 이 가격이 5000~6000달러(약 550만~660만 원) 수준으로 높아집니다. 오는 9월엔 무릎관절 허가도 나올 전망입니다.
3D 프린터로 인공관절 업그레이드
코렌텍이 최대주주인 3D프린터 회사 인스텍도 품질 향상에 도움을 줍니다. 인스텍은 3D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인공관절 제품을 표면 처리합니다. 레이저 생체소재 코팅 기술인데요. 3D프린터의 레이저 빔을 이용, 인공관절 표면에 인체 골과 비슷한 생체막을 코팅하는 겁니다. 이 과정에서 ‘티타늄 분말’이 인공관절을 싸는데요. 이 물질들이 제품과 뼈가 붙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일반적인 3D 금속 프린팅 기술은 특정 분말만을 사용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인스텍은 일반 산업용 금속 분말을 원재료로 사용해 코팅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김우섭 기자 deuter@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2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