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2월09일(14:39)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테마섹홀딩스는 오는 10월 1일자로 호칭(何晶) 최고경영자(CEO)가 물러나고, 후임으로 딜한 필레이(Dilhan Pillay Sandrasegara) 테마섹인터내셔널 CEO를 내정했다고 9일 발표했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의 부인인 호 CEO는 이사직도 내려놓고 은퇴할 예정이다. 그는 2004년부터 싱가포르 정부 소유 투자회사인 테마섹홀딩스를 이끌어왔다. 2014년엔 한국을 방문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투자 확대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후임 CEO로 내정된 필레이는 현재 테마섹홀딩스의 완전자회사인 테마섹인터내셔널을 이끌고 있다. 테마섹인터내셔널은 자산운용 조직으로, 작년 3월 말 기준 2140억달러(약 238조원)에 달하는 테마섹의 포트폴리오 관리를 주도하고 있다.
림분헹(LIM Boon Heng) 테마섹홀딩스 이사회 의장은 보도자료에서 "이사회의 전략적인 판단에 따른 리더십 교체"라면서 "2000년대 초부터 다양한 선택지를 놓고 준비해왔다"고 설명했다.
20년 가까이 테마섹을 이끈 호 CEO와 관련해선 "매우 활동적이었고, 테마섹에 강한 리더십을 배양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신뢰받는 집사로서 테마섹 건설을 위한 그의 굳건한 노력으로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 CEO가 처음 지휘봉을 잡은 2004년 테마섹의 운용 자산은 약 700억달러로 싱가포르 공기업에 쏠려 있었다.
필레이 신임 CEO 내정자에 대해선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림 의장은 말했다. 필레이는 10년 전 기업변호사로 테마섹에 합류했고 2019년 테마섹인터내셔널 CEO로 선임됐다. 오는 10월부터 홀딩스 CEO를 맡더라도 인터내셔널 CEO를 겸임할 예정이다. 중요한 새 임무는 "스튜어드십(성실한 의결권 행사 등 집사로서) 역할"이라고 림 의장은 전했다.
필레이 내정자는 "현 세대를 넘어서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수익을 창출하려는 사명을 지속하겠다"면서 "초점은 선하고 바른 일을 행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이태호 특파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