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2월09일(14:1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국 자동차 소비자들의 전기자동차(하이브리드차량 포함)와 수소자동차 등 비(非) 내연기관 차량 선호도는 미국 독일 일본 인도 중국 등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은 다만 전기차 충전과 관련한 불편함을 크게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딜로이트 그룹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1 글로벌 자동차 소비자 조사’를 발간했다고 9일 발표했다. 딜로이트 글로벌이 작년 9~10월 전 세계 23개국 2만40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한국 소비자 1050명 가운데 다음 자동차로 가솔린과 디젤차량을 사겠다는 응답은 43%에 불과했다. 35%는 하이브리드차량, 11%는 플러그인 전기자동차, 11%는 수소자동차 등 기타 방식의 차량을 구입하겠다고 응답했다. 반면 미국 소비자들의 74%는 디젤과 가솔린 자동차를 사겠다고 응답했고 순수 전기자동차를 사겠다는 응답은 5%에 불과했다.
한국 소비자들은 그러나 전기차 충전시 불편함을 크게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32%가 ‘충전 인프라 부족’을 가장 큰 우려 사항으로 꼽았다. ‘충전 시간’이라고 답한 비율도 18%에 달해 조사 대상 주요 국가 가운데 가장 높았다. 미국과 독일 소비자들은 충전후 주행거리를 가장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한국 소비자들은 전기차 충전을 가장 자주할 것으로 예상되는 장소로도 집(47%)과 거리(44%)를 비슷하게 꼽았다. 미국과 일본에선 집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71%에 달했다. 독일도 64%가 집을 꼽아 가장 높았다.
한편 팬데믹 영향으로 중국, 인도, 한국에선 소비자의 약 3분의 1이 다음 자동차 구입 일정을 미뤘고, 일부는 더 저렴한 옵션을 기다리기로 했다. 선진국 소비자와 비교해 한국 소비자들은 자동차 옵션 가운데 사각지대 경보 기능과 열선·쿨링시트 기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 공간에서의 자동차 판매가 확산되고 있지만 대다수 소비자는 여전히 오프라인 대리점에서 차량을 구입하겠다고 응답했다. 한국의 경우 67%의 응답자가 대면 방식을 선택했다. 차량 실물을 직접 보는 것을 선호하며, 시승과 같은 등 구매 과정은 디지털화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내 소비자 중 동일 브랜드에서 여러 차종을 이용할 수 있는 구독 서비스에 관심을 보안 비율은 45%로 나타났다. 이는 인도, 중국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