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내는 '수소경제'…개별종목보단 산업전반 투자하는 ETF 주목

입력 2021-02-09 15:39
수정 2021-02-09 15:40

SK가 투자한 미국 수소기업 플러그파워 주가가 올 들어서만 약 두 배 급등하자 수소를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수소경제’ 관련주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친환경산업 육성 기대가 높아진 영향도 있다. 하지만 수소연료가 상용화 단계 이전이고 실적보다는 미래에 대한 기대로 주가가 오른 기업들이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개별 종목보다는 시장 전체에 투자할 것을 권했다. 미국에서 급등하는 수소경제 관련주 연초 미국 증시에서는 수소 관련주가 주목받았다. 플러그파워가 대표적이다. 지난달 초 이 회사가 프랑스 르노그룹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유럽 내 수소 상용차 시장을 공략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주가가 하루 만에 30% 이상 오르기도 했다. 플러그파워는 차량용 고분자전해질 연료전지(PEMFC) 생산 기술, 이산화탄소 없이 수소를 생산하는 전해조 기술 등을 보유했고 수소 충전소도 운영 중이다. 최근 1년간 15배 이상 올랐다. 미국 수소연료전지회사 퓨얼셀에너지도 마찬가지다. 1년 전 2달러대에 불과했던 주가는 현재 22달러 선까지 치솟았다.

이 외에도 해외 수소연료전지 생산업체로는 캐나다의 발라드파워(연초 이후 64.5% 상승), 미국의 블룸에너지(50.1%), 스웨덴의 파워셀(22.7%), 영국의 ITM파워(22.7%), 노르웨이의 넬(5.9%) 등이 있다.

주가 수준에 대한 우려도 있다. 월가는 플러그파워의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너무 높다고 진단한다. 최근 실적(작년 3분기) 발표에서 플러그파워는 영업적자를 이어갔고 작년 연매출은 3억달러(약 33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플러그파워의 주가수익비율(PER)은 66배다.


국내 수소경제 관련주로는 연료전지 독자 기술을 확보했거나, 수소 완성차를 생산하는 현대자동차에 관련 기술 및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가 해당된다. 대표적으로는 수소연료전지 생산업체 두산퓨얼셀과 에스퓨얼셀이 있다. 전혜영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퓨얼셀에 대해 “정부가 수소연료전지 보급 확대를 위해 내년부터 수소발전 의무화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라며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는 착공 후 2년 안에 운영을 시작할 수 있어 연료전지 발주량이 단기간 내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소차 소재 생산업체 상아프론테크, 수소차 공기압축기 생산업체 뉴로스, 수소충전소를 운영하는 이엠코리아 등도 있다. 현대차의 수소차에 부품을 공급하는 현대모비스와 수소탱크를 공급하는 일진다이아도 수소경제 관련주로 분류된다.

이 중 뉴로스는 올 들어서만 118% 넘게 오르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김두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수소전기차용 공기압축기는 현재 뉴로스 외 경쟁사가 없는 상황”이라며 “기술 및 제품 개발에 5년 넘게 소요된 점을 고려하면 2023년까지 현대차에 단독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수소경제 태동기, 어떤 ETF 살까수소는 가연성이 높아 안전성 우려가 상존한다. 전문가들은 수소경제의 태동기에는 산업 전반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한다. 인프라가 구축되기 전까지는 ‘생산-저장-운송-충전-이용’의 모든 단계에 주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미래 성장성이 주가 상승의 동력으로 작용하는 시기”라며 “당장의 실적보다도 수소 생산, 충전소, 운반, 완제품 생산 등 각 단계에서 시장 규모가 얼마나 확대될지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하면 초기 시장에 투자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작년 10월 말 상장된 ‘KBSTAR Fn수소경제테마 ETF’가 인기다. 국내에 상장된 ETF 중 수소 테마를 내건 유일한 상품이다. 현대모비스(비중 17%) 현대차(16%) 한온시스템(14%) 두산퓨얼셀(11%) 등을 담아 상장 이후 36.18%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올 들어 19.61% 올랐다.

해외 ETF 중에서는 친환경 ETF로 범위를 넓혀야 한다. 친환경 테마 ETF 중 운용자산이 가장 많은 ‘아이셰어즈 글로벌 클린에너지 ETF’(ICLN)는 플러그파워, 엔페이즈, 오스트리아 에너지 기업 페어분트 등 수소 관련주가 비중 상위를 차지한다.

지난 3개월 사이 96.13% 급등한 ‘인베스코 와일더힐 클린에너지’(PBW)는 퓨얼셀에너지, 발라드파워, 플러그파워 등을 담고 있다. ‘SPDR 켄쇼 클린파워 ETF’(CNRG), ‘글로벌X클린테크ETF’(CTEC), ‘ALPS 클린에너지 ETF’(ACES)도 수소 관련주 비중이 높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