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변호인들이 미 상원의 탄핵 심리를 앞두고 "직에서 물러난 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리는 위헌"이라며 즉시 기각을 요구하고 나섰다.
8일(현지시간) 미 더힐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인들은 9일 시작되는 미 상원의 탄핵 심리에 앞서 상원에 제출한 78쪽짜리 변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또한 변호인들은 이날 서면으로 전직 대통령의 재임 중 행위에 대해 탄핵 심리를 진행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난달 6일 연설은 탄핵할 만한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해당 연설이 수정헌법 1조 상 표현의 자유 범위 내에 있는 것이란 설명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중이던 지난달 6일 백악관 인근 엘립스공원 연설에서 선거 사기를 주장하며 지지자들에게 의회로 가서 항의하도록 독려했다. 이후 집회 참가자들은 의회로 몰려가 경찰 저지선을 뚫고 의사당에 난입했다.
미 민주당은 지난달 11일 내란 선동 혐의로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을 발의했다. 이후 민주당이 다수석인 미 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상태다. 상원은 9일 오후 1시 탄핵 심리를 개시할 예정이다. 퇴임한 대통령이 탄핵 재판을 받는 것은 미 헌정 사상 처음이다.
앞서 미 상원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심판이 위헌인지를 가리는 투표를 한 결과, 위헌이 아니라는 결론이 났다. 퇴임한 트럼프에 대해서도 탄핵심판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대통령 직에서 물러나며 이임사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돌아오겠다"고 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