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종수 브이리스브이알 대표
[한경잡앤조이=이도희 기자] 4차 산업혁명으로 가상현실(VR) 기술도 전보다 대중화됐다. VR은 게임이나 학습 외에도 산업 전 분야에 다양하게 활용되기 때문에 필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 VR을 이용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게 시뮬레이터다. VR 화면에 맞춰 시뮬레이터가 움직이기 때문에 몰입도가 배가 된다. 하지만 시뮬레이터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에 달한다. VR 이용계층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브이리스브이알은 이 시뮬레이터를 1톤 트럭 위에 올려 전국민에게 VR을 선보인다. 70년대 ‘리어카 회전목마 아저씨’처럼 말이다.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축제현장이다.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브이리스브이알이 닿는 전국의 다양한 축제는 곧 놀이동산으로 바뀌곤 했다. 2018년 서울장미축제에서 ‘찾아가는 VR & 푸드테마파크’를 국내 최초로 열린 이동형 VR 테마파크로 만들어 7일간 약 1만5000명이 넘는 인원을 모으기도 했다.
학교와 공공기관 수요도 많다. 특히 중학교는 1년간 자율적으로 진로를 정해보도록 하는 기간인 자유학기제를 운영해 VR의 쓰임새가 더욱 커졌다. 브이리스브이알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2020 실감교육 콘텐츠 현장체험 운영’ 시범서비스 용역사로 선정되면서 전국 30개 중학교 학생들에게 VR 직업체험 서비스를 선보였다. 교실에서는 VR직업체험, 버스에서는 VR시네마, 트럭에서는 시뮬레이터 체험을 해보는 3가지 서비스다.
“VR로 수의사도 돼보고 화성탐사도 해 보는 프로그램인데, 학생들이 난생처음 체험해본 VR 덕분에 새로운 장래희망이나 꿈을 갖게 됐다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권종수(46) 브이리스브이알 대표는 미국 뉴욕대학교 대학원에서 컴퓨터 그래픽 아트를 전공한 후 국내에서 VR의 원천기술인 ‘스테레오스코픽’(양안 시차가 있는 한 쌍의 2D 영상을 양쪽 눈에 제시해 입체감을 주는 기술)으로 공학박사를 받았다. 이후 국내 최초로 VR센터를 운영한 경기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가 브이리스브이알 대표를 맡은 건 2년 전이다. 이후 브이리스브이알은 VR분야 정부사업도 대거 참여하고 있다. 특히 인하대 초기창업패키지 사업에 선정되면서 시뮬레이터를 기존 2축에서 3축으로 늘려 움직임을 다양화했고 자체 콘텐츠도 새로 생산 중이다.
이 같은 전문성 덕에, 브이리스브이알은 2019년 ICT 규제샌드박스에서 VR업계 최초로 임시허가 및 실증특례를 부여받아 향후 최장 4년간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합법적인 이동형 가상현실 사업을 할 수 있게 됐다.
2020년에는 시뮬레이터 고도화를 했다면 2021년에는 시뮬레이터에서 구동되는 콘텐츠 개발에 주력하고 싶다는 게 권 대표의 설명이다. 권 대표는 “가장 아쉬웠던 게 VR이 주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로 이뤄져있다는 사실”이라며 “아이와 학부모, 선생님이 모두 만족하는 ‘에듀테인먼트’ 교육게임을 개발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코딩으로 롤러코스터를 만들고, VR 시뮬레이터에서 직접 만든 롤러코스터에 가상으로 탑승해보는 식이다.
브이리스브이알은 최근 예비사회적기업으로도 선정됐다. 권 대표는 “최종적으로는 도서지역 등 소외지역의 교육격차를 해결하는 사회적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조금 더 거창하게는 VR분야의 공유경제를 실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설립일: 2018년 3월
주요사업: 이동식 VR 시뮬레이터 트럭 운영
성과: 매출 3억원(2019), 2020년 5억원 매출 달성 예상, ‘ICT규제 샌드박스 VR부문 1호 심의 통과,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2020 실감교육 콘텐츠 현장체험 운영’ 시범서비스 용역사 선정 등 5개 정부과제 사업 수행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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