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들이 최근 계속된 폭설과 한파로 ‘개점 휴업’ 상태다. 눈이 많이 내린 지역의 골프장은 장기간 휴장 중이고 그나마 영업하는 골프장도 작년 겨울보다 손님이 반토막으로 줄어 울상이다.
국내 최대 대중제 골프장인 인천 스카이72GC의 오션코스는 지난달 총 14일을 휴장했다. 전년 같은 달 휴장일수(5일)보다 180% 늘었다. 오션코스가 있는 바다코스와 5㎞가량 떨어져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하늘코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달 하늘코스는 작년 1월(4일)보다 175% 늘어난 11일간 문을 닫았다. 충청지역의 한 골프장 대표는 “악천후가 겹치면서 올해 1월에는 작년보다 5일 더 문을 못 열었다”며 “눈이 많이 온 경기나 강원지역 역시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골프장의 휴업은 날씨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눈이 온 일수는 9일(전국 평균)이다. 전년(2.4일)보다 1주일 가까이 늘어났다. 같은 기간 적설량도 전년도 0.1㎝에서 올해 13㎝로 크게 늘었다. 눈과 함께 찾아온 한파 역시 골프장 영업을 괴롭히고 있다. 작년 1월에 하루도 없었던 한파일수(최저기온 영하 12도 미만)는 올해 4.7일을 기록했다.
골프장의 한 관계자는 “올해는 폭설과 한파로 장기간 휴장하는 골프장도 많지만 낮 기온도 영하에 머문 날이 많아 문을 열었을 때에도 이용객이 크게 줄었다”며 “작년에는 1월 날씨가 따뜻한 데다 설 연휴가 있어 실적이 좋았는데 올해는 영업 부진으로 적자를 걱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골프장이 하루 문을 닫으면 5000만~6000만원의 손실(평일 대중제 18홀 기준)을 본다. 열흘 넘게 이어진 폭설과 한파에 골프장마다 수억원의 매출 손실을 본 셈이다. 골프장 관계자는 “‘골프장 영업 상무는 날씨’라는 말이 요즘처럼 와닿은 적도 없다”며 “지난여름 한 달 넘게 이어진 장마에다 겨울 한파로 인한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날씨가 괜찮았던 호남, 제주 등 남부지역 골프장들은 한숨을 돌리는 눈치다. ‘한파발(發) 휴업’이 비껴간 데다 코로나19 때문에 해외로 향하지 못한 골퍼들의 전지훈련지로 주목받고 있어서다. 전남의 한 대중제 골프장 대표는 “전지훈련을 하는 선수들과 일반 골퍼들이 몰리면서 평일에도 예약률이 90%에 달한다”고 말했다.
김순신/정지은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