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강경화 "외교전선 확장·심화 기회 준 文에 감사"

입력 2021-02-08 16:32
수정 2021-02-08 16:39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8일 정의용 장관 후보자의 공식 임명을 앞두고 “각종 도전이 고조되는 지역·국제정세 속에서 우리의 외교전선을 확장하고 심화시키며 보낸 하루하루가 보람차고 뿌듯했다”는 이임 소감을 밝혔다. 최초의 여성 외교부 장관이자 문재인 정부 최장수 장관인 강 장관은 이날 별도 이임식 없이 외교부를 떠났다.

강 장관은 이임사에서 “지난 수십년간 국내외 여러 직장에서 다양한 배경과 능력의 동료들과 일을 할 수 있었는데 외교부 장관으로서 보낸 시간이 가장 보람차고 자랑스러웠다”며 “마음을 설레게 하는 추억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광스런 기회를 주신 대통령님께 무한한 감사의 마음을 드린다”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강 장관은 “지금 이 시점에도 본부와 세계 곳곳에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수고하고 계신 여러분 모두에게, 국내외에서 삶의 어려움과 보람을 함께 나누고 계신 여러분들의 가족 모두에게 마음으로부터의 고마움과 격려의 말씀을 드린다”며 외교부 직원들에 대한 감사의 뜻도 전했다. 이어 “팀워크는 진정한 소통이 있을 때에만 가능하기에 부 내외 소통의 깊이와 폭을 넓히기 위해 여러분과 함께 부단히 애썼다”며 “노력의 결실에 대해 감사하고 미진한 부분에 대해서는 저의 부족함의 탓으로 가지고 간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에 대해서는 ‘최적임자’라고 평가했다. 강 장관은 “정의용 장관께서는 우리의 대선배이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등 주요 정책 입안과 추진에 중추적 역할을 해오셨다”며 “우리 외교와 남북 관계에 결정적인 지금의 시기에 외교부를 이끌어 나갈 최적임자”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최초의 여성이자 비(非)외무고시 출신 외교부 장관으로 국내외에서 주목받았다. 2017년 6월 취임한 이후 3년 8개월 간 외교부 수장을 맡으며 문재인 정부의 ‘최장수’ 장관 타이틀도 유지했다. 문재인 정부와 함께 5년의 임기를 채울 것이라는 뜻의 ‘오(五)경화’, ‘K5’ 등의 별칭도 붙었지만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일에 교체됐다.

강 장관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제가 육십 넘어 수십년간 일해 본 직장 중에서 가장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언론의 비판적인 질타도 있었지만 그렇기에 저희가 더욱더 정신을 바짝 차리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잘 운영을 해왔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란(억류) 선박 문제가 좀 풀려 다행스럽다”며 “현안을 하나하나 극복할 때마다 우리 직원들이 참 열심히, 헌신적으로 국익을 위해 일하는 생각을 했다”며 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이날 별도의 공식 이임식은 진행되지 않았다. 강 장관은 대신 외교부 청사 각층의 사무실을 방문해 이임 인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사를 떠나기 직전 계단에서 일부 간부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직원들로부터 꽃다발을 받았다.

한편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강 장관의 후임인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를 채택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정 후보자는 장관직을 수행하기 부적절하다'며 퇴장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