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더스틴 존슨(37·미국·사진)이 유러피언투어 사우디인터내셔널에서 우승했다.
존슨은 7일 사우디아라비아 킹압둘라 이코노믹시티의 로열 그린GC(파70·7010야드)에서 열린 사우디인터내셔널(총상금 350만달러)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언더파 68타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최종 합계 15언더파 265타의 성적을 낸 존슨은 공동 2위인 저스틴 로즈(영국)와 토니 피나우(미국)를 2타 차로 제치고 우승컵을 차지했다. 이 대회 우승 상금은 58만3300달러(약 6억5000만원)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장타 본능’을 뽐냈다. 3라운드까지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가 329.5야드에 달했다. 올 시즌 그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날리고 있는 평균 거리(314.4야드)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그는 1라운드와 2라운드에서도 각각 323야드, 313.5야드를 날리며 장타쇼를 펼쳤다.
존슨의 힘은 다른 세부 기록에서도 나타난다. 그의 페어웨이 적중률은 3라운드에서 50%(50위)에 불과했지만 그린 적중률은 83.3%(7위)에 달했다. 최대한 멀리 친 뒤 그린 주변 러프에서 공을 떠내 올리는 ‘밤 앤드 가우지(bomb and gouge)’ 전략으로 코스를 공략하는 것이다. 장타를 앞세운 존슨은 3라운드까지 13언더파를 쳐 경쟁자들을 압도했다.
이번 대회에선 존슨의 위력적인 티샷에 사람이 직접 맞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미국 골프채널에 따르면 지난 5일 열린 대회 2라운드 10번홀에서 친 존슨의 티샷이 페어웨이를 벗어나 서 있던 자원봉사자에게 향했다. 공에 맞은 자원봉사자는 그 자리에서 바로 쓰러졌다. 다시 일어나 자리를 피해 코스 밖으로 걸어갔지만 이내 무릎에 손을 짚고 허리를 굽히며 고통을 숨기지 못했다. 골프를 중계하던 해설자는 “심한 타박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안타까워했다. 페어웨이를 한참 벗어났을 존슨의 공은 자원봉사자 덕분에 멀리 벗어나지 않았다. 존슨은 이 홀을 파로 마무리한 덕분에 2라운드를 보기 없이 끝냈다.
사우디인터내셔널이 처음 열린 2019년 대회에서 우승한 존슨은 매년 초청료를 받고 3년째 개근하고 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