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정철동의 선택과 집중…'깜짝' 성과급 쏜다

입력 2021-02-07 18:03
수정 2021-02-08 01:01
LG이노텍이 사업부별로 기본급의 ‘356~640%’에 달하는 성과급을 직원들에게 지급한다. 역대 최고 수준으로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영향이 크다. 성장성과 수익성을 따져 비핵심 사업을 줄이거나 정리한 정철동 LG이노텍 사장(CEO·사진)의 ‘선택과 집중’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지난주 직원들에게 성과급률을 공지했다. 카메라모듈을 생산하는 광학솔루션사업부의 성과급은 ‘기본급의 640%’로 결정됐다. 연봉의 32% 수준이다. 사명을 ‘LG이노텍’으로 교체한 2000년 이후 최고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5세대(5G) 반도체 기판이 주력인 기판소재사업부의 성과급은 부서별로 기본급의 610~640%로 공지됐다. 차량용 전자장비를 생산하는 전장사업부는 지난해 적자에 머물렀지만 기본급의 356%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받게 됐다. CEO 직속 사업담당 조직인 전자부품과 LED(발광다이오드)는 성과급률이 각각 기본급의 405%, 356%로 정해졌다.

지난해 성과급률은 최대 ‘기본급의 417%’였다. 직원들 사이에선 “예상보다 성과급이 높게 책정됐다”는 반응이 나온다. LG이노텍은 지난해 매출 9조5418억원, 영업이익 681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9.6%, 42.9% 늘었다.

시장에선 ‘아이폰 납품’ 덕을 톡톡히 봤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이노텍은 아이폰12용 카메라와 비행시간측정(ToF) 모듈 등을 공급했다. 이 사업을 담당하는 광학솔루션사업부의 작년 4분기 매출은 3조5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전 분기 대비 110% 증가했다.

2018년 12월 정 사장 취임 이후 본격적으로 진행 중인 ‘사업구조 개편’이 실적 증가세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LG이노텍은 2019년 스마트폰용 메인기판(HDI) 사업에서 철수했고 지난해 10월엔 차량용 LED 조명 모듈을 제외한 LED 사업을 접었다. 업계 관계자는 “‘성과를 낸 곳엔 확실하게 보상한다’는 게 정 사장의 경영 방침”이라며 “적자를 기록한 전장사업부에도 350% 넘는 성과급을 지급한 건 성장 가능성을 감안한 격려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