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적으로 하루에 5~7분 정도는 물건이 어디 있는지 찾는 데 쓴다고 합니다. 가방 속에 넣어둔 지갑일 수도 있고 소파 사이에 떨어진 차 키일 수도 있죠. 이런 물건을 쉽게 찾도록 도와주자는 게 스마트태그의 출발점입니다.”
지난 5일 삼성전자 서울 서초사옥에서 만난 류한준 무선사업부 스마트싱스팀 프로의 설명이다. 류 프로는 스마트태그 제품 기획을 담당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9일 국내 시장에 스마트태그를 출시했다. 가로세로 4㎝를 넘지 않는 사각형 모양의 버튼이다. 열쇠와 여행용 가방 등 통신 기능이 없는 물건에 부착해 위치를 간편하고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액세서리다. 류 프로는 “스마트폰 보급 이후 ‘초연결 시대’로 바뀌어가면서 네트워크를 활용해 물건을 찾으면 좋겠다는 소비자 요구가 많았다”고 말했다. “물건 찾는 경험 바꿔보자”스마트태그는 ‘물건을 찾는 경험’을 바꿔보려는 삼성전자의 두 번째 도전이다. 2017년 스마트태그와 비슷한 ‘커넥트태그’라는 제품을 출시했다. 협대역 사물인터넷(NB-IoT) 기반 제품으로 GPS(위치확인시스템)를 장착해 스마트폰에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문제는 배터리였다. 최대 1주일을 넘기지 못해 방전되기 일쑤였다. 별도의 통신요금을 내야 하는 것도 부담이었다.
후속작인 스마트태그에서 삼성전자가 택한 기술은 저전력 블루투스(BLE)다. 반경 100m 안에 스마트태그가 있으면 스마트폰에 표시된다. 신호의 세기로 거리도 감지하기 때문에 20~30m 안에 잃어버린 물건이 있으면 부착된 스마트태그가 스스로 소리(알림음)를 낸다. 반경 100m 바깥에 있어도 찾을 수 있다. 스마트태그 근처에 있는 다른 사람의 갤럭시 기기를 감지해 서버로 위치를 전송하기 때문이다. 갤럭시 이용자들이 품앗이처럼 ‘물건 찾기 중계기’ 역할을 해주는 셈이다. 류 프로는 “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무리 없이 물건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LE를 활용한 덕분에 사용 일수는 최대 300일로 대폭 늘어났다. 통신요금도 낼 필요가 없다. 류 프로는 “아직 제품 발매 초기지만 이용자들의 반응이 좋다”며 “자전거 안장에 넣을 수 있는 디자인이나 스티커 형태로 만들어달라는 요구가 많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조만간 스마트태그를 부착할 수 있는 자전거용 액세서리를 출시할 예정이다. 상반기 스마트태그+ 출시이르면 2분기에는 스마트태그플러스(+)도 선보인다. 기존 스마트태그와의 차이점은 BLE뿐만 아니라 초광대역통신(UWB·ultra wide band) 기능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류 프로는 “BLE는 신호의 세기로 거리만 파악하는데 UWB는 방향까지 알 수 있다”며 “증강현실(AR)을 이용해 물건을 찾는 사용자경험도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UWB를 바탕으로 ‘갤럭시 생태계’를 확장한다는 목표다. 이번에 출시된 갤럭시S21플러스·울트라 모델과 지난해 나온 갤럭시노트20울트라, 갤럭시Z폴드2 등 플래그십 모델에 UWB 기능이 담겼다. 류 프로는 “UWB는 데이터 전송과 위치 지정(포지셔닝) 두 가지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며 “스마트폰을 어딘가에 터치하지 않고 스쳐 지나가기만 해도 원하는 액션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UWB를 활용해 스마트폰을 차 키로 쓰는 기능은 올여름께 선보일 예정이다. 제네시스, BMW, 아우디, 포드 등과 협업 중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