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정봉주 회동…"양당 통합 전제로 후보단일화"

입력 2021-02-07 17:23
수정 2021-02-08 01:33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정봉주 전 의원이 7일 당 대 당 통합을 전제로 한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다. 야권의 단일화 움직임에 맞서 여권 후보 단일화와 당 대 당 통합을 추진해 ‘맞불’을 놓은 셈이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열린민주당과의 ‘당 대 당 통합’ 추진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우 의원과 정 전 의원은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만나 “우상호, 정봉주 후보는 양당의 뿌리가 하나라는 인식 아래 통합의 정신에 합의하고 이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합의했다.

우 의원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 총선 때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이 나뉜 것은 선거가 절박하기 때문에 생겼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며 “양자 구도로 틀어져도 (민주당이) 승리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는 절박함 속에서 통합이 추진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양당의 당헌·당규에 따라 지도부의 결정과 전 당원 투표를 통해 통합 절차를 추진한다는 데도 합의했다.

우 의원과 정 전 의원은 오는 4월 재·보궐선거 전 통합을 목표로 추진하되, 물리적으로 어려우면 우선 양당 대표 주도로 통합 선언을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우 의원은 “선거 전 양당 지도부가 통합 선언이라도 해서 거기서 합의된 내용을 갖고 선거 후에 추진하면 되지 않느냐”며 “우리가 후보로서 양당 지도부가 통합을 추진할 수 있도록 후보 차원에서 동의하고 제안하는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열린민주당과의 후보 단일화 및 당 대 당 통합에 찬성했다. 박 전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후보 단일화 관련 질문을 받고는 “이미 찬성한다고 입장을 밝혔고 빠르면 빠를수록 좋겠다”고 말했다. 당 대 당 통합에 대해서는 “당 지도부가 결정할 문제이긴 하지만 저는 찬성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을 중심으로 후보 단일화를 넘어선 ‘당 대 당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초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우리는 큰 틀에서 철학을 공유하는 사람들”이라며 합당에 긍정적인 뜻을 내비쳤지만 “당의 의견이 아직 모아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8월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에서는 “열린민주당과 통합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열린민주당과의 통합에 부정적인 의견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관계자는 “열린민주당과 통합한다면 당의 극렬 지지층의 목소리에만 경도돼 중도층을 포용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