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희, 치매 걸려 프랑스 방치?…백건우 측 "근거없는 주장"

입력 2021-02-07 13:13
수정 2021-02-07 13:15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배우 윤정희(77)가 프랑스에서 배우자인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딸로부터 방치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반면 백건우 측은 국내 소속사 빈체로를 통해 "거짓이자 근거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한 청원인은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외부와 단절된 채 하루하루 쓰러져가는 영화배우 윤정희를 구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요건 위배 등의 사유로 7일 현재 관리자에 의해 윤정희 등의 실명은 가려졌다.

청원인은 윤정희에 대해 "남편과 별거 상태로 배우자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파리 외곽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홀로 외로이 알츠하이머와 당뇨 투병 중"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근처에 딸이 살기는 하나 직업과 가정생활로 본인의 생활이 바빠 엄마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다"며 "배우자와 딸로부터 방치된 채 대부분의 시간을 홀로 힘든 투병 생활을 하고 있다. 혼자서 나가지도 못하고 감옥 같은 생활을 한다"고 덧붙였다.

또 "딸에게 (윤정희의) 형제들이 자유롭게 전화와 방문을 할 수 있도록 수차례 요청했으나 감옥의 죄수를 면회하듯이 횟수와 시간을 정해줬다"며 "전화는 한 달에 한 번 30분, 방문은 3개월에 한 번씩 2시간이다. 개인의 자유가 심각하게 유린당하고 있고 인간의 기본권을 찾아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남편은 아내를 안 본 지 2년이 됐다. 자기는 더 못하겠다면서 (윤정희의) 형제들한테 간병 치료를 떠맡겼다"고 주장하며 "윤정희가 간병을 잘 받고 평온하게 지내고 있는 것처럼 말하지만, 그렇다면 제가 여기에 호소할 이유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빈체로는 7일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및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당사 아티스트인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그분의 딸인 백진희에 대해 허위사실이 유포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해당 내용은 거짓이며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밝혔다.

빈체로는 "백건우와 윤정희는 평생을 함께 연주 여행을 다녔지만 몇 년 전부터 윤정희의 건강이 빠르게 악화되며 길게는 수십 시간에 다다르는 먼 여행길에 동행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족과 멀리 떨어져 생활해야 하는 요양병원보다는 가족과 가까이서 친밀하게 지낼 수 있는 환경인 백진희의 아파트 바로 옆집에서 백건우 가족과 법원에서 지정한 간병인의 따뜻한 돌봄 아래 생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빈체로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바탕으로 작성된 악의적인 게시글의 무분별한 유포 및 루머 재생산, 추측성 보도 등 아티스트와 아티스트 가족의 인격과 명예를 훼손하는 모든 행위를 더 이상 삼가시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윤정희와 백건우는 1976년 결혼해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 중인 딸 한 명을 뒀다. 두 사람은 해외 연주 등에 늘 동행하면서 다정한 모습을 보여 '잉꼬부부'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윤정희는 1966년 영화 '청춘극장'으로 데뷔해 '그리움은 가슴마다', '위기의 여자', '시로의 섬', '눈꽃' 등 330여 편에 출연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