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이 또?…러시아 야권 지도자 나발니 치료 의사 '돌연사'

입력 2021-02-05 10:54
수정 2021-03-07 00:31

지난해 8월 독극물에 중독됐던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를 최초로 치료했던 러시아 의사가 갑자기 사망했다.

CNN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러시아 중남부 옴스크 지역의 옴스크 병원은 성명을 통해 세르게이 막시미신(55) 박사가 '돌연' 숨졌다고 밝혔다.

옴스크 병원은 "유감스럽게도 마취 및 응급 담당 의료진이었던 막시미신 박사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고 알렸다. 해당 성명에서 사인은 언급되지 않았다.

나발니의 측근인 레오니트 볼코프는 "막시미신 박사는 나발니를 치료한 응급실의 책임자로, 특히 혼수상태에 빠졌을 때 치료를 담당했다"며 "누구보다 나발니의 상태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살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의료 시스템이 낙후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 연령대의 의사가 갑자기 사망하는 일은 흔한 일이 아니다"고 "그의 죽음과 관련해 어떠한 조사도 실시되지 않을 거라 생각된다"고 밝혔다.

옴스크 보건당국은 "막시미신 박사는 이 병원에서 28년 동안 근무하며 수천 명의 생명을 구했다"고 했다. 당국은 "그는 사람들에게 삶을 선사한 사람이다. 우리는 막시미신 박사를 매우 그리워할 것이다"고 애도를 표했다.

앞서 나발니는 지난해 8월 러시아 국내선 비행기 안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였다. 항공기는 러시아 옴스크에 비상 착륙했고 그는 옴스크 응급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당시 막시미신 박사는 나발니의 상태와 관련해 별도의 언론 브리핑을 하지는 않았다. 이후 혼수상태에 빠진 나발니는 독일 베를린으로 옮겨져 5달 동안 치료를 받은 뒤 회복했다.

나발니는 지난달 17일 러시아로 귀국했지만 곧바로 체포돼 구금됐다. 이후 주말마다 러시아 곳곳에서 나발니의 석방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열리고 있다.

나발니는 푸틴 정부가 독극물을 통해 자신을 살해하려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 스웨덴 연구소도 구소련 시절 군사용으로 개발된 노비촉에 중독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는 부인하고 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