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 모두 가톨릭 신자…"교황과도 소통하자" 친밀감

입력 2021-02-04 17:43
수정 2021-02-05 00:59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4일 정상통화에서는 공통 종교인 가톨릭이 화제가 됐다. 바이든 대통령이 “문 대통령과 내가 가톨릭 신자이니 교황청의 교황과도 함께 소통하자”며 “가톨릭 신자라고 하시니 당선 직후 축하를 해주신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기후변화, 민주주의 등 다양한 이야기를 했는데 우리 두 사람의 견해가 비슷한 것 같다”며 친밀감을 보였다. 이에 문 대통령은 “저도 교황과 대화한 적이 있는데 교황은 동북아 평화 안정에 자신이 직접 역할을 하고 싶어 하신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존 F 케네디 대통령 이후 60년 만의 가톨릭 신자 대통령이다. 문 대통령도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은 두 번째 가톨릭신자 대통령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대면 정상회담을 하지 못한 상황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안타까움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눈을 마주보며 대화하는 만남이 중요하다. 꼭 직접 만나서 협의하길 기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직접 만나서 대화한다면 한·미 양 국민에게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통화 초반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분주한 가운데 전화주셔서 감사하다”고 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과 통화를 못 할 정도로 그렇게까지 바쁘지는 않다”고 답해 웃음이 터져나왔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14일 만에 이뤄진 이날 한·미 정상통화는 2000년대 들어 미국 신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가장 늦은 편에 속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1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취임 후 4일 만에,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9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취임 후 13일 만에 정상통화를 했다. 2017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권한대행인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9일 만에 통화했다. 한·미 정상통화가 늦어지면서 일각에선 지난달 26일 한·중 정상통화 여파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시진핑 주석과의 통화는 한·미 양국의 통화 시점을 정하는 데 고려사항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미국이 의도적으로 한·미 정상통화를 미뤘다기보다 코로나19 관련 예산안 처리를 위한 공화당 설득 등 국내 현안이 많았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지난달 28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의 미·일 정상통화 이후 해외 정상통화를 하지 않던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한국 호주 등 아시아 우방국들과 순차적으로 정상통화를 재개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