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찰 인사를 논의하기 위해 만남을 가졌다. 하지만 박 장관이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는 것이지, 협의와는 다르다”고 말해, 두사람이 원만한 합의를 이뤄낼지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4일 법무부 관계자는 “박 장관은 인사에 관한 의견을 듣기 위해 지난 2일 윤 총장과 공식적으로 만났고, 이번 주 한차례 더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2일엔 일반적인 인사 기준과 원칙에 대한 의견을 나눴으며, 두번째 만남에서 검사들의 구체적인 보직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인사를 하는 과정에서 ‘윤석열 패싱’ 논란을 야기했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달리 박 장관은 윤 총장과 대화의 물꼬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그러나 박 장관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논의 수준에는 ‘합의’와 ‘협의’ 또 ‘의견을 듣는다’ 등의 기준이 있다”며 “(검찰 인사와 관련해선) 의견을 듣는 것이지 협의와는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청법에선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검사의 보직을 제청한다’고 규정돼 있다. 박 장관의 이날 발언은 윤 총장의 의견은 청취하겠지만 실제 인사에 반영할지 여부는 장관의 고유 권한이란 취지로 해석된다. 박 장관은 이번 인사의 원칙으로 검찰개혁과 조직 안정 두가지를 꼽은 바 있다.
윤 총장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나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 이종근 대검찰청 형사부장 등 ‘친여권 성향’ 검사들의 보직 교체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여권에선 특히 이 지검장에 대해선 유임이 필요하다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안팎에선 ‘채널A 강요미수 의혹’에 연루됐다가 사실상 혐의를 털어낸 한동훈 검사장(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의 일선 복귀 여부도 관심이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