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다. 서울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고 경기도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주에 이어 또 9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이처럼 시장 불안이 계속되자 4일 정부는 4년간 전국에 83만600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내용의 25번째 대책을 내놨다. 이번 통계는 지난 1일 기준으로 이날 나온 대책 영향은 받지 않았다.
수도원 아파트 상승세 지속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첫째 주(1일 기준)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0.28% 올라 지난주(0.29%)보다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수도권은 0.33% 상승해 지난주(0.33%)와 동일하게 오름폭이 컸다. 역대 최고치 수준이다.
수도권에서는 경기지역이 0.47% 뛰면서 상승폭을 더 키웠다. 지난주(0.46%)에 이어 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역대 최고 상승률을 또 기록했다. 인천(0.31%)은 지난주(0.35%)보다는 상승세가 잦아들었지만 여전히 높은 오름세를 이어갔다.
경기지역 내에선 의왕시(1.09%)가 오르면서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과천시와 가까운 내손·포일동 지역과 삼·오전동 재건축 단지 위주로 값이 많이 뛰었다. 광역급행철도(GTX)가 들어서는 점이 호재로 부각된 양주(1.05%) 양주(0.96%) 의정부(0.79%) 고양(0.76%) 등에도 수요가 몰렸다. 최근 경기 일대에선 10억원대에 진입하는 단지가 느는 중이다. 경기 의왕시 포일동 '포일숲속마을3단지' 전용 84㎡ 역시 지난달 중순 10억2000만원에 손바뀜하며 10억원 클럽에 가입했다. 고양시 덕양구에 위치한 '원흥동일스위트' 전용 84㎡는 11억원에 거래됐다.
서울 아파트값도 뛰었다. 이번주 0.10% 상승하며 지난주(0.09%)보다 더 올랐다. 7월 첫째주(0.11%) 이후 7개월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은 작년 8~11월 매주 0.01~0.02% 수준으로 오르며 안정세를 찾는 듯 했지만 12월에 접어들면서 상승폭이 커지는 분위기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역세권 등 공급확대를 위한 규제 완화책 및 안정화 방안 등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가운데 재건축 등 정비사업에 진척이 있거나 상대적으로 값이 싼 중저가 단지 위주로 값이 뛰었다”고 설명했다.
강남 3구 중 송파구가 0.17%로 지난주(0.17%)에 이어 가장 상승률이 높았다. 잠실·신천동 인기 단지 위주로 상승했다. 강남구와 서초구는 각각 0.12%와 0.10%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밖에 노원구(0.15%) 마포구(0.14%) 동대문구(0.13%) 관악구(0.13%) 등도 0.10% 넘게 오르는 등 상승세가 전주보다 뚜렷해졌다.
인천을 제외한 5대 광역시는 0.31%로 지난주와 상승폭이 동일했다. 경기도를 제외한 8개 도는 0.19%에서 0.18%로 상승폭이 약간 줄었다. 시·도별로는 대전(0.40%)과 대구(0.40%)의 상승폭이 컸다.
전세난 심각…전국 전셋값 73주째 상승
전세난도 전국적으로 심화하는 모양새다. 전국 전셋값(0.23%→0.24%)은 상승폭을 키우며 73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서울(0.11%)은 84주 연속 상승을 기록했지만 그 폭은 지난주(0.10%)에 비해 다소 줄었다. 역세권이나 학군이 양호한 지역, 중저가 단지 위주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선 매물이 누적되는 분위기다.
서울에서 강남권은 송파구(0.15%)가 상대적으로 전셋값이 저렴한 문정·장지동 위주로, 강남구(0.12%)는 학군과 교통이 우수한 수서동 위주로 올랐다. 서초구(0.07%)는 학군 수요가 있는 잠원·방배동 위주로 상승폭이 컸다. 경기는 지난주 0.27%에서 이번주 0.29%로 상승폭이 더 커졌다. 다만 인천은 0.29%에서 0.22%로 상승률이 하락했다.
세종은 지난주 1.02%에 이어 이번주 0.89%로 낮아졌다. 일부 단지에서 매물가격 조정되며 상승폭이 줄었다. 다만 여전히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울산(0.38%)과 대구(0.35%)은 전셋값 상승폭이 커졌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