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흡연 인구는 3억명이다. 전 세계 흡연 인구의 절반이 넘는다. 그럼에도 전자담배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중국의 전자담배 기업인 RLX 테크놀로지(티커: RLX)가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이유다.
RLX는 4일 3.44% 오른 26.76달러에 마감했다. 지난달 22일 뉴욕거래소에 상장한 당일에는 146% 급등하며 29.5달러를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RLX에 매수 의견을 내기도 했다. RLX는 전자담배 제품의 개발, 연구부터 오프라인 유통까지 모두 책임진다. 한국을 비롯한 13개국에서 ‘릴랙스'(RELX)란 브랜드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RLX가 성공적으로 상장을 마친 이유는 급격한 성장세에서 찾을 수 있다. 회사가 설립된 2018년 1억3300만위안(약 230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은 지난해 38억6000만위안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00만위안에서 9억2400만위안까지 462배가 늘어났을 것이란 관측이다. 우버차이나 대표를 맡았던 왕잉이 30대 나이로 회사를 창업한 지 3년만에 RLX는 업계 1위로 올라섰다.
가파른 성장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의 전자담배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9년 기준 중국의 전자담배 침투율은 1.2%에 그친다. 미국과 유럽은 각각 32.4%, 50.4%임을 고려할 때 현저히 낮은 수치다. 홍 연구원은 “현재 성장세를 유지하면 2025년에는 침투율이 12%까지 높아질 것”이라며 “2025년엔 중국 전자담배 시장이 31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침투율이 12%에 도달하면 중국 전자담배 인구는 전세계 여타 국가의 전자담배 인구를 추월하게 된다.
밸류에이션 매력도 크다. RLX의 시가총액은 약 415억달러다. 중국 선전의 전자담배 업체인 스무어인터내셔널(6969.HK)의 시총은 581억달러로 RLX를 크게 웃돈다. 2021년 매출 전망은 두 기업 모두 16억달러 수준으로 비슷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RLX 주가는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실적개선 속도도 RLX가 스무어 인터내셔널보다 더 빠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RLX는 대부분의 매출이 중국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본토 시장의 급격한 성장에서 수혜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스무어 인터내셔널은 중화권 이외의 매출 비중이 53%다.
다만 중국 정부의 규제가 걸림돌이 될 위험은 있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2018년 10월 전자담배의 유해성을 이유로 온라인 판매와 광고를 금지했다. 해당 분기 RLX의 매출은 전분기보다 감소했다. 하지만 홍 연구원은 “규제에도 불구하고 RLX는 오프라인 매출 비중을 98.2%까지 늘리며 빠르게 대응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