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상장기업 및 공모금액 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2월 기업공개(IPO) 시장도 호황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상장 후 수익률이 엇갈릴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에 신규 상장 및 공모청약에 나서는 기업은 총 13곳(솔루엠·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와이더플래닛·레인보우로보틱스·아이퀘스트·피엔에이치테크·씨이랩·유일에너테크·오로스테크놀로지·뷰노·바이오다인·라이프시맨틱스·나노씨엠에스)이다.
전자부품 전문 제조기업인 솔루엠이 2월 IPO 시장의 포문을 열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플랫폼 기업인 와이더플래닛과 로봇플랫폼 기업인 레인보우로보틱스도 상장했다. 특히 오는 5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될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공모금액은 3835억원, 예상시가총액은 1조9000억원으로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IPO 시장의 예상 공모금액은 6500억~7000억원대를 형성하고 예상 시가총액은 3조6000억~3조8000억원 수준을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며 "공모금액과 예상 시가총액 모두 200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1년의 문을 연 IPO 시장은 순조로웠다. 올해 1월 IPO 공모금액과 시가총액은 각각 1421억원, 8034억원으로 최근 10개년 간 동월 대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신규 상장한 5개 기업(엔비티·선진뷰티사이언스·모비릭스·씨앤투스성진·핑거) 모두 수요예측 경쟁률 1000대1을 넘어서며 기관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확정 공모가 대비 평균 96.7%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올해 IPO 시장이 뜨거울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 덕분이다. 2020년 1월 기준 약 30조원 수준이었던 고객 예탁금은 2021년 1월 약 70조원 수준까지 2배 이상 증가했다.
증시의 가파른 상승 속도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IPO 시장으로 돌리는데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이 덮쳤던 지난해 3월 1457.64포인트(19일 기준)까지 떨어졌던 코스피는 최근 3200선마저 뚫었다. 코스닥은 꿈의 지수라 불리는 1000선을 웃돌았다.
증시 상승세를 좇아 추격 매수에 나서는 투자자들도 있었지만 하방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중위험·중수익 전략을 선택하는 투자자들도 늘었다. IPO 시장이 중위험 중수익 전략을 선택하는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투자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하지만 최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배정 받은 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욕구가 더 크게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신규 상장 기업의 경우 거래 첫 날 주가가 단기간에 가파르게 오르다보니 매도 물량 출회가 이어질 수 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실제로 1월 말로 접어들면서 시초가는 공모가 대비 높게 형성됐지만 상장 첫 날 종가는 시초가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기업들이 조금씩 생겨났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전방 산업의 성장 모멘텀에 따라 신규 상장 기업들의 상장 이후 수익률이 엇갈릴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