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정적 나발니, 3년6개월 실형 선고…"억지 혐의"

입력 2021-02-03 07:35
수정 2021-02-03 07:36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히는 알렉세이 나발니에게 러시아 법원이 징역 3년6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번 실형은 2014년 사기사건으로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던 것과 관련해 나발니가 수사기관 출두와 같은 의무 조건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법원에 집행유예를 취소하고 실형으로 바꿔달라는 소송을 교정당국이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2일(현지시간) 모스크바시법원은 나발니에 대한 집행유예 취소여부 결정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실형으로 바꾸고 징역 3년6월을 선고했다. 러시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나발니에게 적용됐던 2014년 사기사건은 나발니가 프랑스 한 회사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으로 기소된 건이다. 당시 이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 당국이 나발니의 활동을 막기 위해 억지 혐의를 만들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날 재판에서 나발니 측은 지난해 8월 독극물 테러 사건으로 독일에서 치료를 받았기 때문에 집행유예 의무를 지킬 여건이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나발니는 이날 재판에서 "이번 사법 절차는 많은 사람을 겁주려는 것"이라며 재판의 정당성에 대해 비판했다.

나발니는 독극물 테러 이후 독일에서 치료를 받다가 지난달 17일 귀국했다. 러시아 당국은 귀국길에 오른 나발니를 공항에서 기다렸다가 곧바로 체포했다. 지난달 23일과 31일 나발니 석방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러시아 전역에서 벌어졌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