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나포해 억류 중이던 한국 국적 선박 한국케미호 선원들을 약 한 달 만에 석방했다. 이란 외무부는 “한국에 동결돼 있는 이란의 외화 자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한국 외교부와 협의한 뒤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2일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에 “한국 선박 선원들에 대한 억류를 해제하고, 이란을 떠날 것을 허용한다”며 “이는 한국 정부의 요청에 따른 인도적 조치”라고 말했다. 이날 외교부에 따르면 선장을 제외한 선원 총 19명에 대한 억류가 해제됐다. 이 중 한국 국적 선원은 5명이다. 이란 외무부는 “선박과 선장에 대한 해양오염 사건 조사는 계속 진행한다”고 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최종건 1차관은 셰이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부 차관과 약 30분간 통화했다. 이란 외무부는 “차관 간 통화에서 한국에 동결돼 있는 이란의 외화를 효과적인 방법으로 풀어 쓸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며 “한국 외교부는 한국 정부가 최선을 다해 이란의 자산 동결을 해제할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고 했다.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로 인해 국내 은행에 동결 중인 이란산 원유 수입 대금에 대한 얘기로 풀이된다. 동결 대금은 최대 90억달러(약 10조44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지난 4일 석유화학물질 7200t을 운반하던 한국케미호를 호르무즈 해협 오만 인근 해역에서 자국 영해로 이동시켜 억류했다. 이란은 한국케미호가 해상을 오염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한국케미호 선사는 환경법을 위반한 사실이 없었다고 했다. 외교부는 “잔류가 예정된 선장과 선박도 속히 억류에서 해제될 수 있도록 이란 정부와 협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송영찬/선한결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