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피스톤은 1977년부터 40년 이상 피스톤 제조 분야에서 한우물을 파온 자동차부품 기업이다. 오토바이를 시작으로 자동차 엔진까지 기술을 고도화해왔다. 그러나 최근 큰 도전에 직면했다. 자동차산업이 전기·수소차를 중심으로 재편되며 부가가치가 가장 큰 엔진 피스톤 사업 자체가 사라지거나 크게 줄어들 위기에 처한 것이다.
동양피스톤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2019년 전기차용 방열 플레이트 개발에 들어갔다. 전기차 동력 구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차단해 주행 효율을 높이는 부품이다. 피스톤 제조 과정에서 갈고 닦은 알루미늄 합금 가공 기술이 기반이 됐다. 동양피스톤은 방열 플레이트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부터 전기차업체에 납품해 실적을 올릴 계획이다.
가솔린 및 디젤 차량에서 전기·수소차로의 전환이 한국 자동차부품업계 생존의 화두로 떠올랐다. 세계 자동차 수요는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가운데 전기차 판매량은 2019년 5만1000대에서 2025년 21만9000대, 같은 기간 수소차는 7600대에서 11만8500대로 판매가 급증할 전망이다. 그만큼 가솔린·디젤 차량 부품 시장은 크게 움츠러든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이런 추세에 대응해 지난해부터 ‘자동차부품기업 혁신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지난해 총 76개 중소·중견기업을 지원한 가운데 올해 3월부터 지원 대상을 추가 모집한다. 대상으로 선정되면 분야별 경영·기술 컨설팅 업체를 통해 전환 전략을 설정하도록 돕는다. 진출하려는 분야의 시제품 제작 비용도 지원하며 기술보증기금·신용보증기금 등을 통해 설비투자 자금도 빌려준다.
지원사업 대상 기업은 산업부가 관련 전문위원회를 통해 선정하는 사업재편 기업의 후보가 된다. 지난해에는 76개 기업 중 12개 기업이 사업재편 기업으로 지정됐다. 이들 기업에는 연구개발 지원과 세제 혜택이 추가로 주어진다.
동양피스톤이 성공적으로 미래차 기업으로 탈바꿈해 가고 있는 데는 정부의 이런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는 설명이다. 장인환 동양피스톤 부사장은 “기존 보유 기술만으로는 새로운 부품 개발이 여의치 않았다”며 “산업부 등의 정부 기술 과제를 수행하며 연구개발 과정에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외에 △엔진 점화플러그 기술을 미래차 연료전지 열관리 시스템으로 전환한 우진공업 △배기가스 정화기 기술을 수소차 연료전지 부품으로 바꾼 세종공업 △구동축 기술로 미래차 구동모터 케이스를 만드는 동서기공 등도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