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환경·사회·지배구조) 선도기업과 지체기업의 대결.’ 미국에 상장된 ‘MSCI USA ESG-Leaders vs Laggards ETF(ESNG)’는 레버리지와 인버스 상품으로 유명한 자산운용사 디렉시온이 지난해 선보인 상품이다. 업계 최초로 ESG ETF에 롱쇼트 전략을 접목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기업의 기후 변화 대응,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등을 평가해 지수를 매긴다. ESNG는 이 등급을 토대로 상위 100개 선도기업에 롱 포지션으로, 하위 100개 지체기업에 쇼트 포지션으로 투자하는 전략을 쓴다. MS 홈디포 블랙록 허니웰 등을 차례로 담고 있다. 3개월 수익률은 9%다. 높은 것은 아니지만 선도기업과 지체기업의 대결에서 선도기업이 더 높은 성과를 보여준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지배구조를 바라보는 관점도 다양하다. ‘위스덤트리 신흥국 민영기업(ex-State-Owned Enterprises) 펀드(XSOE)’는 운용 자산이 41억달러에 달한다. ESG ETF 중 운용 자산 규모가 6위다. 신흥국 기업 중 국가 보유 지분이 20% 이상인 곳을 제외한 것이 특징이다. 국영기업은 정치적인 이유로 비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질 여지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알리바바 텐센트 TSMC 삼성전자 등을 담고 있으며 3개월 수익률은 23%다.
다양성을 추구하는 기업이 성과가 좋을 것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한 상품도 있다. ‘SPDR SSGA 젠더 다양성지수 ETF(SHE)’가 대표적이다. SSGA 젠더 다양성지수는 시가총액 상위 기업 중 임원과 이사회의 여성 비율 등을 바탕으로 여성 평등 순위를 정한다. 각 섹터에서 여성 평등 순위가 상위 10%에 해당하는 기업만 SHE에 편입될 수 있다. 최고경영자(CEO)나 이사회에 여성이 없으면 편입 종목에서 제외한다. 페이팔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월트디즈니 비자 존슨앤드존슨 넷플릭스 나이키 등의 종목을 담고 있다. 3개월 수익률은 20%로 같은 기간 벤치마크를 웃도는 수익을 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