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가덕도 신공항' 전폭 지지에…TK 민심 '부글부글'

입력 2021-02-01 18:12
수정 2021-02-01 18:14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부산을 찾아 "가덕도 신공항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대구·경북(TK)에 기반을 둔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 난감해하고 있다. 대구 수성갑이 지역구인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부산시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은 가덕도 신공항을 적극 지지하며 가덕도 신공항 우선 특별법을 여야 합의로 처리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그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은 막대한 고용 효과와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스마트 공항으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내 기술과 민간 자본이 대거 투입되는 환경을 위해 법적·제도적 장치를 체계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김종인 위원장은 "가덕도와 일본 규슈를 잇는 한일 해저터널 건설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한일 해저터널 사업에 대해 "일본에 비해 월등히 적은 재정부담으로 생산 부가효과 54조5000억원, 고용유발 효과 45만명에 달하는 엄청난 경제효과가 기대되는 사업"이라고 부연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철도와 고속도로 역시 촘촘히 연결할 것이고, 남북 내륙철도를 가덕도까지 연결하고 부산신항-김해항 고속도로와 사상-해운대 고속도로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종인 위원장의 '부산 달래기' 행보에 TK 정치권에서는 4·7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론 조사에서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에 밀리자 선택한 '부산 표심잡기'로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TK민심은 문재인 정부의 'TK패싱'에 이어 국민의힘 조차 'TK패싱'에 한배를 탔다는 목소리로 불만이 터져나오는 상황이다.

각각 대구 서구와 대구 동구을이 지역구인 김상훈,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국가백년대계인 공항건설계획이 표계산에 의한 선거용으로 전락돼서는 안된다"며 "국익과 국민의 기대에 부합하는 건설이어야 한다"고 반발했다.

이어 "가덕도 신공항이 국익에 부합되고 영남권의 공생을 위한 결정이라면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정부는 2016년에 합의되고 결정된 김해신공항의 백지화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가덕도 입지 결정에 부산, 울산, 경남, 대구, 경북 5개 단체장의 합의와 철저한 연구·검증과 타당성 조사 수반을 촉구했다.

두 의원은 "가덕도가 김해공항의 대안으로서 충분하다고 주장한다면 정당한 절차와 정밀한 예산 검토를 피할 이유가 없다"며 "의석수에 기대어 정해진 결론을 강요하지 말고 국민이 이해 가능한 합리적인 절차를 거치는 것이 순서"라고 강조했다.

대구 수성갑이 지역구인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지지 표명이 당론이냐'는 질문에 "그것에 대해 입장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미 지난달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에 대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치지 않는 악선례를 남기는 것"이라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힌 바 있다. 김종인 위원장의 '가덕도 신공항 지지'와는 대조적인 입장이다.

특히 국민의힘 대구·경북지역 의원들은 지난달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 특별법'을 따로 발의하며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에 맞불을 놓은 상태여서 향후 당내 불화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